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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시와 공공성] 세 번째 세미나 후기 및 네 번째 세미나 공지 입니다.(17.06.22.pm7~)2017-06-21 02: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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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주 세미나 발제를 했었던 형희 입니다.


지난주에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2부를 읽었었죠. 1부에서 '대도시'의 사회적 행태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2부에서는 대도시의 경제적 조건을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냅니다. 내용이 두껍긴 하지만 제인 제이콥스의 요지는 간단한 것 같습니다.

대도시는 대도시만의 다양성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다양성은 소위 '정통도시계획'이론으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도시는흐름이고, 그렇기에 각각의 특징들은 그저 현상으로 나타날 뿐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정통론자 말대로 특정한 기능으로 나눠 금을 긋게 되면 흐름을 막아버리고, '대도시'의 활기를 죽여버리는 효과를 내게 된다고 합니다.

제인콥스는 성공한 대도시의 사례에서 경제적 조건들을 찾아냅니다. 이때 경제적인 요소를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수익을 기대 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대도시가 주는 편리, 안전을 위해선 대도시인들이 벌이는 무의식적이고, 공공적인 활동들이 필요한데, 민간-자치 영역에서 그것이 활발히 일어날려면  대도시적 생산, 교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책 전반에 걸쳐 제이콥스가 이야기 하지만 그는 우리가 흔히 공공이라고 말하는 정부활동은 인프라를 조성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 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도시의 삶은 민간-자치 영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하지요. 경제적 조건이라는 것은 그러한 토대를 말한다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소규모 상업거리가 갖는 공공성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다양성이 발휘될 경제적 조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여기서는 네가지를 언급하고 있지만 하나의 키워드로 말하라고 한다면, 잘게 쪼개진 것들의 고밀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비어진 틈 없이 밀도가 높아야 된다고 2부 내내 주장합니다. 그래야지 거리에 그리고 거리의 상점에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 그것들이 거리로 사람들을 유인하게 됩니다. 잘게 쪼개졌다는 것은 그 만큼 소규모 사업체가 여러다양하게 입지 할 수 있게끔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높은 밀도를 위해 용도의 (효율적인) 혼합을 말하고, 공간적 밀도를 위해 과밀과는 다른 고밀을 말했죠. 그리고 덧붙여 작은 건물, 동선의 다양성을 위해 슈퍼블록을 지양해야 한다하고, 또 다양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체들을 섞기 위해 다양한 연식의 건물(연식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므로 적극적인 제한정책 필요없이 임대 시장이 다양해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지금의 서교동이 2017년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가장 적절한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 디자인스튜디오 등등 작은 사무실들이 대거 입지해있고, 주거와 혼합되어 있지요. 거기에 작은 상점들이 주요 보행축을 중심으로 로 늘어서 있습니다. 비록 대로 변으로는 대형쇼핑몰이 들어서있고, 연남동쪽으로는 주거가 빠지고, 죄다 상업시설로 채워진 거리도 있지만, 용도의 혼합이라던지, 다양한 연식의 건물들, 높은 인구밀도, 슈퍼블록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제인콥스가 말했던 4가지 조건을 충족합니다. 덕분에 서교동은 서울 다른 동네보다도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서울의 사례를 들면서도 사실 뭔가 아귀가 안 맞는 지점들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쉽게 도시라고 불렀던 곳들이 제인콥스의 '대도시'에 적절치 않았던 것이죠. 서울 주변의 신도시들, 서울에서도 주거용도로만 개발되었던 일부 지역들은 편리한 교통과 합쳐져, 말그대로 서울의 위성 이상의 공간이 되지 못했습니다. 제인콥스에게 '대도시'는 거리를 중심으로 공공활동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발생되는 편리와 안전을 기반으로하는 자치 지역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 서울은 시간이 그 만큼 축적 되지 못했고, 그런 편리와 안전을 굳이 제공 받지 않더라도 공공서비스나 대기업이 판매하는 서비스 등으로 다 해소가 되어버립니다. 거기에다 전세계적인 대도시에서의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자치 기관으로서 지구가 자생 할 수 있는 여지를 점점 줄이고 있는 실정이죠. 

아무튼 2부 까지는 '대도시'에 대한 원론적인 논의이고,  3, 4부에서 현실 세계에서 좀 더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논의 한다고 서문에 밝혔었죠. 이 책을 좀 더 파고들어가봐야 현재적인 논의들을 구체적으로 도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 범위는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3부 전체이구요, 발제는 상하님입니다. 덧붙여 공식! 뒷풀이도 있으니까요, 다들 시간 비워두세요. 아참 이번주 부터 7시 시작입니다. 헷갈리지 마셔요


도시와 공공성 세미나 네번째 시간 공지

일시: 2017. 06. 22. pm7~

범위: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3부

발제: 상하

장소: 서교인문연구실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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