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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 세미나]『그람시의 옥중수고 1 : 정치편』부터 시작합니다!!2018-01-31 15: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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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 세미나 :『그람시의 옥중수고 1 : 정치편』 읽기

         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마르크스가 우리에게 일반적 원리들과 구체적인 예들(『브뤼메르 18일』, 『프랑스 내전』 등)을 제공했고 사회주의적·공산주의적 운동의 역사의 정치적 실천 전체가 구체적인 “경험적 안내서”의 무궁한 저수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부구조들 및 다른 “정황들”의 특수한 효력에 대한 이론은 대부분 앞으로 정교제작해야 할 상태에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들의 효력에 대한 이론에 앞서서, 또는 (그것들의 효력을 확인해야만 그것들의 본질에 가닿을 수 있으므로) 그와 동시에, 상부구조의 특유한 요소들의 고유한 본질에 대한 이론을 정교제작해야 할 것이다. 이 이론은, 대탐사들 이전의 아프리카 지도처럼, 그 윤곽과 큰 산맥들과 큰 강들은 알려져 있지만 잘 파악된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그 세부가 종종 알려져 있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 있다. 마르크스와 레닌 이래 누가 이 영역에 대한 탐사를 진정으로 시도했거나 속행했는가? 내가 알기로는 그람시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런 과업은 무엇보다도 상부구조들의 실존과 본성에 기반을 둔 마르크스주의적 모순의 과잉결정의 성격에 대해 내가 제시한 이 근사치보다는 더 정확한 명제들의 형태로라도 진술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다.
- 루이 알튀세르, 『마르크스를 위하여』 중에서



  2016년 말 폭로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에게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어떻게 결탁되어 있는지, 권력의 중심에 위치한 엘리트들이 국가를 통치하기 위한 각 분야의 자원들(조직, 인간관계 등)을 어떻게 배치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우리에게 ‘적폐청산’이라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시대적 과제로 설정하고 검찰을 비롯한 많은 권력기구들에 있어서의 개혁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적폐청산이 과연 단순히 이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을 교체하거나 기구를 손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질문을 해보아야 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행위자들이 권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들을 연결해주는 제도 및 인간관계들과 그것들이 이루고 있는 촘촘한 체계, 즉 사회구조로서 자본주의 국가가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질문을 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의해 촉발된 적폐청산의 문제를 보다 깊이, 근본적인 사회구조의 차원에서 치열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해 자본주의와 국가를 연결시켜 사유하고자 했던 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의 전통을 다시금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세미나는 국가를 단순히 지배계급의 억압장치로 본 초기 마르크스주의의 국가관을 탈피해 본격적으로 정치를 사유하는 길을 열어보였던 그람시로부터 시작해 국가는 물질화된 사회관계로서 이해해야 한다고 본 전략관계적 국가이론까지 나아갑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실천과 이론의 공간에서 치열하게 쌓아올린 지식의 탑 위에서 자본주의 국가를 분석하기 위한 통찰을 얻어 봅시다.


※ 세미나의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데에는 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을 전공하신 지주형 교수님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각 파트별 주요 저작
● 그람시 : 『옥중수고』(안토니오 그람시)
● 현대 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 개관 : 『국가란 무엇인가: 자본주의와 그 국가이론』(임영일, 이성형 편), 『자본주의 국가론』(박상섭)
● 알튀세르 : 『재생산에 대하여』(루이 알튀세르)
● 풀란차스 : 『정치권력과 사회계급』, 『국가, 권력, 사회주의』, 『자본의 국가』
● 제솝 : 『자본주의와 국가』, 『전략관계적 국가이론』

※ 각 파트별로는 주요 저작 이외에 추가적으로 논문, 단행본 발췌 등 읽기자료를 더 읽을 수도 있습니다.




             『옥중수고』 : 왜 그람시인가?            


“우리는 이 자의 두뇌가 작동하는 것을 20년 동안 중지시켜 놓아야 한다.”
- 1928년 5월, 그람시에 대한 재판에서 검사가 한 말


안토니오 그람시 (Antonio Gramsci)


 

 ● 생몰년도 : 1891.1.22. ~ 1937.4.27.
● 1911년 토리노 대학 입학, 토리노는 산업도시였기 때문에

     학생시절 노동운동과 결합하는 경험을 쌓게 되었으며

     같은 대학에 다녔던 형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이 형성됨
● 1913년 이탈리아 사회당 가입
● 1915년 사회당 주간지 「민중의 외침」 전임기자가 되어 정치평론 시작
● 1917년 사회당 지도부가 전원 검거되면서 당의 임시지도부인 잠정위원회에 발탁됨
● 1919년 주간지 『신질서』 창간, 토리노 공장평의원회를 수립하고 노동자들을 조직함
● 1926년 무솔리니 암살 계획을 구실로 체포당함
● 1928년 20년형을 선고받음
● 1937년 10년형을 사면 받고 출소하였으나 3일 만에 사망


  안토니오 그람시는 이탈리아의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입니다. 그람시는 레닌과 더불어 마르크스 본인의 이론에서는 공백으로 남아있었던 정치이론을 구성해나갔던 사상가입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운동과정 속에서 프롤레타리아의 현실적인 조건들이 균일해지고 점차 계급의식이 고취되어나갈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이렇게 계급의식을 획득한 프롤레타리아가 어떻게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그를 활용하여 자본주의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구체적인 이론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이 공백으로 남은 계급투쟁의 정치이론에 대해 레닌과 그람시는 혁명과 파시즘의 시대를 지나며 자신들 나름의 방식으로 답하고자 했습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두 이론가가 나아간 삶의 궤적은 사뭇 달랐습니다. 레닌이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키며 소련의 국부가 된 반면, 그람시는 파시즘 정권의 폭압에 시달리다가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이론가의 운명이 갈렸던 것처럼 두 이론가가 남긴 이론의 운명도 이와 함께 달라졌습니다. 레닌의 이론은 스탈린이 집권한 이후 도식화되어 역동성을 잃고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도그마가 되어간 반면, 그람시의 이론은 이후에 스탈린주의를 비판하며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구성하고자 했던 수많은 유럽의 사상가들의 이론적 자원이 되었습니다. 두 위대한 이론가의 삶과 이론이 지나간 서로 다른 궤적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람시 이론의 어떤 점이 수많은 좌파 사상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람시가 살았던 시대 그리고 조건과 연결됩니다. 그람시가 살았던 시대는 자본주의가 점차 고도로 발전하면서 사회주의 이념과 노동운동이 함께 발전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주의가 발달하고 정당까지 이루었음에도 혁명은 끝내 일어나지 않은 반면, 비교적 변방의 후발 자본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기에 이릅니다. 더구나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 일부에서는 파시즘까지 태동하고 있었죠.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이론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람시는 이를 해명하고자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독창적이고 고유한 그람시만의 이론적 기여물들이 형성될 수 있었죠. 바로 이 점에서 많은 이론가들은 그에게 매력을 느꼈습니다.


  나아가 그람시가 처해있던 조건은 (스탈린주의와 대결해야 했던 유럽 좌파 사상가들만이 아니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와도 많은 부분 맞닿아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견고하게 유지시켜주는 정치엘리트-지식인-자본가들의 결탁, 유럽 곳곳에서 민족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극우파의 득세와 함께 다시금 짙어져 가는 파시즘의 그림자 등이 그것이죠. 어쩌면 그람시가 던지고 답하고자 했던 질문들은 혁명적 국면이 아니라 오히려 반혁명적 국면을 지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들이기 때문에 더욱 우리의 질문과 맞닿는 부분이 많은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람시가 남긴 이론을 공부하고 그것들을 오늘날에 맞춰 재사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 마르크스주의 국가론 세미나인 만큼 그람시의 옥중수고에서 ‘정치편’만 읽을 예정입니다.

   

- 책 :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 (안토니오 그람시 저, 이상훈 역, 거름 출판사)
3월 중에는 대학 개강이 돌아오므로 시간을 재조정할 예정입니다.

  

 

​-세미나 일정:
● 2월 6일 (화) 오후 3시 :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 1장 현대의 군주 pp.131-190
● 2월 13일 (화) 오후 3시 :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 1장 현대의 군주 pp.190-235
● 2월 20일 (화) 오후 3시 :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 2장 국가와 시민사회 pp.239-285
● 2월 27일 (화) 오후 3시 :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 2장 국가와 시민사회 pp.285-328
● 3월 시간조정 :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 3장 미국주의와 포드주의 pp.331-383
● 3월 시간조정 : 「국가, 이행, 수동적 혁명」, 『국가·계급·헤게모니』(임영일 편)

- 장소: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회비: 월 2만원(매월 2만원으로 서교연구실에서 진행하는 모든 세미나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 문의 및 신청: 반장 고준우(serumnotics@naver.com) / 아래의 양식에 맞춰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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