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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문학이론세미나] 10월 25일 세미나공지2021-10-22 0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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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스베틀라나 보임의 <공통의 장소> 2장과 3장을 읽었습니다. 


2장에서는 혁명 이후 코무날카, 즉 주방과 욕실을 공유하는 주거-공동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러한 공간의 형태가 예술과 문학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서 '방'이 문화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것, 

한국 현대시에서도 방에 대한 감각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구절이 기억에 남네요. 

"코무날카는 계급 갈등의 지점이자 주방 전쟁이 일어나는 장소일 뿐 아니라, 현재에는 사라져 가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민간전승설화가 보존되고 유지되는, 구식의 스토리텔링 및 신화 제작의 장소이기도 하다."(260) 


3장은 우리에겐 낯선 '글쓰기광(graphomania)'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요, 

글쓰기광 환자는 그냥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쓰려는 (미지의 독자들이라는 대중을 갖고자 하는) 욕망"(299)을 지닌 사람입니다. 

특히 검열과 젠더와 관련된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국가의 검열은 "출판되지 못한 작가에게 '인정받지 못한 천재'이자 전체주의의 희생자가 될 기회를 주었"(299)다고 합니다. 

또, 19세기 후반 조롱의 대상이자 가장 유명한 글쓰기광 환자들은 여성 소설가와 데카당 여류시인들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남자 글쓰기광과는 달리 문학적인 위반이 아니라 여성적 에티켓을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쓰기광이라는 현상에서도 젠더를 중심으로 이중잣대가 작동한 것이지요. 

수많은 작가들이 글쓰기광 환자인 주인공들을 내세웠던 것이 결국은 "민족 문학의 건강한 정전을 유지하기 위함"(297)이었다는 점도 많은 것을 시사하는 듯 합니다. 



다음 세미나에서는 <4장 포스트코뮤니즘, 포스트모더니즘>과 결론을 읽고 이 책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김무겸 님께서 발제해 주시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참가하시고 싶은 분들께서는 댓글 남겨주세요~ 




19세기 초반 대표적인 글쓰기광 환자였던 드미트리 흐보스토프 백작. 일부러 돈을 주고 팬클럽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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