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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문학이론세미나] 3월 14일 세미나 공지: 루스 배러클러프의 '여공 문학' 시작2022-03-13 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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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 2월 28일에는 리타 펠스키의 <근대성의 젠더>를 읽었고 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게으름 때문에 후기와 공지를 올리지 못했네요;;;


21일에는 6장. '새로움의 정치학 - 진화와 혁명에 대한 페미니즘 담론'을 읽었는데요,

펠스키는 근대를 대표한다고 여겨지는 진보와 혁명의 이상이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어떻게 전유되었고, 

그 한계는 무엇이었는지 살펴봅니다. 특히 다음 구절이 인상 깊었습니다. 


"많은 작가들은 전투적 여성참정권론자들이 본드 거리에 한데 몰려가 망치로 가게 유리창을 깨부수거나 경찰 체포에 저항할 때조차도 두드러지게 우아한 자기표현 스타일을 고수했다고 언급했다. 그들은 여성용 드레스, 커다란 모자, 최첨단의 외양 등을 통해 오히려 여성다운 여성이라는 중산계급의 스테레오타입에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남성적인 것에 관한 모든 암시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여기서 페미니스트로서의 근대 여성은 소비자로서의 근대 여성과 조우한다. 즉 그 시기의 많은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성참정권론자들은 혁명적인 동시에 여성적일 수 있었다."(300) 


28일에 읽은 7장. '성도착의 예술 - 여성 사디스트와 남성 사이보그'에서 펠스키는 라쉴드라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들을 분석하는데요,

라쉴드의 글쓰기는 "전통적으로 남성적인 격렬한 폭력적 에로티시즘의 영역을 침해함으로써 반란의 주체로서의 여성의 잠재적 지위를 인정하는 상징적 영역을 확장시"(341)켰다고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희적 미학을 추구하고 노동하는 육체를 귀족적으로 경멸하는 라쉴드의 텍스트는 결국 하층계급의 비속성을 혐오하는 댄디 남성의 형상과 만나게 됩니다. 


"성애적 욕망은 라쉴드의 글에서 위반적인 아우라를 획득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느끼는 돈에 대한 갈망에는 그와 같은 숭고하고 이상화된 위상이 부여되지 않는다. 오히려 노동계급 여성은, 모호하게 성별화된 유미주의가 이미 초월한 바 있는 비속한 필요의 절박함을 집약적으로 체현하는 존재이다. 노동계급 여성은 텍스트에서 말살되어야만 하는 육체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본성과 물질성에, 즉 육체적 비천함의 뚜렷한 상징에 갇힌 채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계급 여성의 노동과 욕망이 차단되었다는 사실은 따라서 세기말 실험의 미학과 성애학의 필연적인 한계를 보여준다."(356) 


작년 9월 <문학과 문화연구> 시즌을 시작한 이후 우리 세미나는 문화연구의 기본 개념들을 살펴보았고 문학작품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추적해왔습니다.

문화연구의 여러 주제들 중에서 '노동'과 '젠더'가 큰 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호가트의 <교양의 효용>을 읽으며 노동자의 문화를 살펴보았고, 노동자들이 즐기는 잡지, 소설, 티브이 프로그램 분석을 따라가 보았지요. 

호가트의 경우, '젠더'에 대한 관심이 미미한 나머지 노동자 '남성'에만 촛점을 맞추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펠스키의 <근대성의 젠더>를 읽으며 젠더의 관점에서 문화와 문학이 어떻게 연구될 수 있는지 관찰했습니다.

근대성의 지도에서 여성이 전유하는 가치들, 개념들을 살펴본 결과,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 다시 막혔습니다.

노동계급 '여성'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근대 문화에서 관심 받지 못한 존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극단적으로 여성의 욕망을 확장했던 라쉴드의 텍스트에서도 그렇습니다.


'노동'과 '젠더', 두 주제를 아우르는 작업들을 찾다보니 루스 밸러클러프의 <여공 문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음 세미나, 바로 내일 3월 14일부터는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를 배경으로 하여 노동과 젠더가 결합된 문제들을 다루는 이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문학이론세미나>는 매주 월요일 오후 7:30줌 세미로 진행합니다. 

우선 내일은 1장 여공의 발명(~95쪽까지) 읽습니다. 발제는 41-68쪽 김다솜님, 68-95쪽 저런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비밀댓글로 연락처 남겨주세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문학과 문화연구> 시즌을 마무리하며 스튜어트 홀의 <문화연구 1983>을 읽고 

<예술 및 문학사회학> 시즌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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