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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문학이론세미나] 2월 21일 세미나 공지2022-02-18 2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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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미나에서는 펠스키의 <근대성의 젠더> 5장 '사랑, 신, 그리고 동양 - 대중적 숭고 읽기'를 읽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9세기 말 영국에서 전례없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영국 작가 마리 코렐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펠스키는 코렐리의 소설들을 분석하면서 '감상적', '멜로드라마적', '낭만적'이라는 말이 이전에는 가치중립적이었으나 사실주의가 득세하면서 어떻게 '부정적, 여성적, 구식'이라는 함의를 얻게 되었는지 살펴봅니다. 

여성이 주요 독자층으로 부상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대중소설에서 어떻게 도피주의, 환상, 멜로드람, 감상벽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는 '대중적 숭고'라고 부를 수 있는 근대성의 또 다른 차원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추적합니다. 


다음 구절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근대 대중문화의 중추적인 동력인 초월적인 것, 고양된 것, 형언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열망이 지닌 중요성"(218) 

"신비로운 동양은 명백하게 상상적인 풍경이며, 특정한 성애적 시나리오의 천착에 알리바이를 제공해주는 신비한 이체성의 기표이다. 그리하여 코렐리의 소설에서는 이중 전략이 전개된다. 즉 로맨스가 이국적인 것으로 바뀌는 동시에 이국적인 것은 로맨틱해지는 것이다."(249) 

"바로 그 근대성의 한계에서 벗어나 구원받으려는 향수는, 그것이 탈출하려고 애쓰는 유럽적 전망의 헤게모니적 중심성을 재확인할 뿐이다."(253)

"비정전적 텍스트를 연구 가치가 있는 것으로 고려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반드시 전복적인 것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지배적인 가정을 의문시하는 앤 츠베코비치의 문제제기에 동의한다."(256) 


이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논의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세미나원께서는 칸트 등으로 대표되는 남성주의적 '숭고'와 대중적 숭고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하면서 '여성적 숭고'라는 개념도 있다고 소개해 주셨습니다. 

다른 세미나원께서는 펠스키가 말하는 '형이상학적 풍요로움', 즉 현실을 벗어나 이상향으로 향하려는 낭만적 동경이 '숭고'와 어떤 연관을 갖는지, 1920년대 한국 모더니즘시에서 나타난 낭만적 동경도 형이상학적 동경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문제를 제기해 주셨습니다. 

또 다른 세미나원께서는 펠스키가 글의 전반부에서는 코렐리의 소설을 차갑게 분석하다가 후반부에서는 정신분석적 도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다음 세미나에서는 6장 '새로움의 정치학 - 진화와 혁명에 대한 페미니즘 담론'을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발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황유경 님께서 6장 처음부터 291쪽까지, 김재순 님께서 291쪽부터 6장 끝까지.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비밀댓글로 연락처 남겨주세요~


펠스키가 근대성의 한 차원인 '형이상학적 풍요로움', 신비에 대한 열망의 사례로 꼽는 강신술 모임의 한 장면. 
우리의 세미나도 이와 같은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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