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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나 아렌트 세미나] 11월 18일 후기 및 25일 안내2018-11-22 14: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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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오후 2시, <한나 아렌트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인간의 조건』 서론과 1~2장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날 이야기를 나눈 책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1957년 인간이 만든 위성이 우주로 발사되는 것을 본 후,

인간이 지구라는 감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제일보를 내디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구는 가장 핵심적인 인간조건임도 떠올립니다

동물과 달리 인공적 세계를 지니는 인간 실존의 근간은 지구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순간이 '인간의 조건'을 되돌아보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서론에서

우리 시대가 직면한 위험한 사건으로 말의 적실성이 위태로워진 것과 자동화의 출현을 지적합니다.

말은 인간을 정치적 존재로 만들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인정되고,

이 세계에서 행위하며 살아가는 복수의 인간들(men)은 자신과 타인에게 의미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경우에만 가치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유의 기본틀로 평가되는 과학은 수학적 기호 언어를 채택하라는 강요를 받으며 비정치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화는 노동의 수고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려는 기도, 즉 인간의 조건에 반기를 듭니다.

근대는 노동을 이론적으로 예찬하면서 모든 사회를 노동하는 사회로 변형시킨 동시에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요구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노동이 없는 노동자의 사회를 생각해야 할 사태에 직면하였습니다.

지금은 노동이 인간에게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활동이기 때문에 아렌트는 이것을 최악의 사태로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을 다시 사유해 보자고 권합니다.

무분별하며 혼란에 빠져 하찮고 공허한 진리들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특징이라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활동적일 때 우리가 진정 행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사색해 보는 것입니다.

​이 문제가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는 핵심적으로 다루어지는 주제입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기술시대의 근본악을 철저하게 분석함으로써

노동, 작업, 행위로 구분되는 활동적 삶’(vita activa)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실천철학적 방향을 제시합니다.

아렌트는  인간의 근본적인 조건으로 탄생성과 사멸성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 선험적 성격을 뿌리에 두고,

지구라는 공간에서 다루어지는 인간 실존의 세 가지 조건으로 생명, 세계성, 다원성을 논의한 후,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신체적 활동들을 다시 노동, 작업, 행위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이때 노동의 활동은 생명 조건에, 작업의 활동은 세계성의 조건에, 그리고 행위의 활동은 다원성의 조건에 부합합니다.

2장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공론 영역과 사적 영역입니다.

공론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사적 소유지와 구별되는 세계 그 자체입니다.

이 세계는 인간이 손으로 만든 인공품과 연관되며 인위적 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관계합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탁자가 그 둘레에 앉은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듯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탁자에 앉은 사람들이 탁자를 공유하지만 자신만의 자리 역시 가지고 있듯이,

이러한 세계는 사람들을 맺어주기도 하고 동시에 분리시키기도 합니다.

또한 세계는 죽을 운명의 인간들의 수명을 초월합니다.

지상의 잠재적 불멸성으로서의 초월이 없다면 세계는 보증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적 찬사는 공적 공간을 구성하지 못하고,

관점들의 다양성 속에서만 실존하는 공동세계는 하나의 관점을 취하는 탓에 끝이 납니다.


아렌트는 사적 영역과 공론 영역을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로는 숨겨져야 할 것이 존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공적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기독교의 ‘선행과 같이 공적 영역으로 드러나지도 못하고 사적 영역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행동들을 대신해

활동적 삶의 정치적 의미를 확실하게 규정해 보겠다고 선언합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주에 다룬 책의 내용입니다.

첫날 읽은 부분에서는 지구라는 세계, 활동적 삶, 타자의 존재, 언어 등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단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책의 뒷부분을 좀 더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세미나는 11월 25일 2시이고, 인간의 조건』 3~4장을 읽고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그러니 아렌트의 사유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청 및 문의 : 반장(봄봄 0I0 - 4226- 4공3사)에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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