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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시와 공공성 세미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3부 요약발제 이상하2017-06-22 02: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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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 3부 요약발제 이상하.doc (245.1KB)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 3부 요약발제 이상하.hwp (47.5KB)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3부 쇠퇴와 재생의 힘 요약발제 이상하 완성본 1.0

 

0. 여는 시

 

노량진 가두의 시. 내 외로움 활용법 9

-Jaurim Shining song for S

 

길거리 컵밥집 서너시쯤 손님 없는 틈에

허기진 속 주걱채로 허겁지겁 퍼담는 부산아지매

아지매 손 갈색 주름속에 검은 시()가 있다

아메리카노 구백구십원 카페골목 헤매다

테이블 한 칸이 독서실이고 쉼터고 식당이고 데이트장소인

전주에서 같이 올라온 재수생 커플의 저녁식사시간

합격문자를 먼저 받아 반쯤 남겨진 티라미수 케익조각에

짜디짠 눈물의 시가 있다

새벽녘 맥도날드 거리 앞

무슨 아이유 사인회 줄인가 싶어 기웃거린 학원건물 안

콩다방 빨대들마냥 비스듬히 벽에 기댄 채로

프린트를 노려보며 물고 뜯고 씹는 헬조선 팔도 청년 기인 행렬 속에

끝내 내가 서보지 못한 직립의 시가 있다

이슬한병 삼천원 이천원 코인노래방 한곡 오백원 이백원

한잔하고 저물녘 영화관이 아니라 노래방을 헤매는

노량진 뒷골목 간절한 가난한 두 발걸음 속에

내가 아직 질러보지 못한 절규의 시가 있다

그 길바닥의 시들이 사랑이다

 

 

12. 다양성의 자기파괴 (한국의 성공해버린 카페와 맛집거리들의 중복. 승자의 저주?)

 

지금까지 책의 저자는 도시에서 주요 용도들이 잘 혼합되고, 가로가 촘촘하며, 오래된 건물 등 다양한 연령대의 건물이 서로 뒤섞여있고, 사람들이 과밀이 아닌 고밀도로 적절히 집중되어 있다면 다양성이 스스로 생겨나고 도시의 잠재력이 만개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3부에서는 이러한 네 가지 조건들이 모두 준비된다 하더라도 도시의 다양성과 활력에 영향을 미치는 힘들, 성공한 다양성의 자기파괴 경향, 도시의 규모가 큰 단일요소(철도 항구나 캠퍼스등의 경계 공백지대의 저주), 인구의 불안정성(슬럼 탈주 대 탈슬럼화), 공공 및 민간자본의 경향과 영향력(점진적 or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돈) 이렇게 네가지에 대해 고찰하고자 합니다.326

도시의 어떤 장소에서 다양한 용도의 혼합이 눈에 띄게 인기를 얻고 전체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다양성에 기초한 이 장소의 성공 때문에 경쟁이 전개되고, 그 자리를 경제적인 최신 유행 즉 높은 수익성이 차지하게 된다. 허나 이것은 공허한 승리로, 경제적 상호 지원과 사회적 상호 지원이라는 복잡하고 성공적인 유기체가 파괴되어 버리고 사람들이 등을 돌립니다. 327

시골에 집을 지으려고 자신들이 아끼던 소풍가던 언덕에 집을 지어버린 가족과 같은 실수를 해버린 은행들은, 수익성에만 주목한 나머지 단일 용도가 확대되면 그것이 중복되면서 거리의 다양성이라는 매력의 토대가 허물어진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330-331

월라 캐더의 철천지원수 시 구절에 나온 것처럼, 성공한 중심부에 정점에 달하고 균형 상태를 이루는 것은 언제나 특징적인 혼합, 갈림길이 아니라 길들의 합류와 뒤섞임인 것이죠.333

이러한 새로운 건물의 건축과 용도들의 편협한 증가는 한 장소의 상호 지원을 파괴하는 동시에 사실상 다른 장소에서 그 용도들을 박탈한다. 다른 장소에서는 이 용도들이 다양성과 상호 지원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다양성을 추가하고 상호지원을 강화할 텐데 말이죠. 336

이 문제를 도시 자체의 영양실조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해결에 좀더 유익하죠. 첫째, 다양성의 자기파괴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의 결과물이다. 둘째, 이 과정은 성공 자체로 귀결되고 성공에 필수불가결한 작용을 한 바로 그 경제적 과정의 연속이다. 한동안은 건전하고 이로운 기능을 하다가 결정적인 시점에서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여 기능불량이 되는 과정이 나타난다. 언뜻 피드백 오류가 연상됩니다. 337-338

 

문제는 한 장소에 지나치게 중복되는 것을 막고, 그것들이 과도한 중복이 아니라 건전한 추가가 되는 다른 장소로 유도하는 것이죠. 세 가지 수단을 결합함으로써 이런 유도를 장려할 수 있죠. 다양성을 위한 구획 정비, 견고한 공공건물, 경쟁적인 유도 등이 그것입니다. 339

의도적인 다양성을 위한 구획 정비의 목표는 현재의 고정이 아니라, 진행되는 변화가 한 종류에 의해 지나치게 빠르게 압도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가장 수익성 높은 용도의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금 조정과 부동산 평가액 상승 등을 동반합니다. 340~341

견고한 공공건물은 아무리 주변의 성공으로 인해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지더라도 공공기관은 그 자리를 지킴으로서 주요용도의 효과적 혼합, 다양성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342

이 두 수단은 경제적 압력의 돌풍을 막을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는 폭풍에 맞서기는 어렵다. 아무리 계몽된 것이라도 강력한 경제적 압력 앞에서는 결국 굴복해왔는데, 그렇기에 방어적 수단과 더불어 경쟁적인 유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도시민들의 수요에 비해 모자란, 도시 다양성을 위한 네가지 조건을 갖춘 도시 가로와 지구를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 343

 

13. 경계 공백지대의 저주 (서울소재 대학캠퍼스들의 이음매적 사회적 활용? 가치?)

 

도시의 대규모 단일 용도들(철로 부두 캠퍼스 병원 등등)은 서로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단일 용도들은 경계를 이루며, 도시의 경계는 대개 파괴적인 이웃을(?) 만들어 냅니다. 345

이 단일 용도들은 죽어 가거나 쇠퇴하는 환경 속에서 존재하려는 경향이 있다. 도시가 이웃하는 경계의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이 대다수 도시 가로 이용자들에게 막다른 골목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그 결과, 경계에 접한 거리는 일반적인 이용의 종착지이다. 따라서 경계는 인접한 곳에서 이용의 공백지대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고, 이용이 적어질수록 불모화되어 일종의 파괴, 황폐화 과정이 시작되어 멈추기가 힘듭니다. 347~348

도시의 모든 땅을 두가지 유형, 사람들이 걸어서 갈수 있는 용도의 일반적인 땅과 걸어서 갈 수 없는 특별한 땅으로 구분한다면, 도시의 특별한 땅은 일반적인 땅의 이용을 막는 방해물이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이 특별한 땅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만약 도시에 건물이 하나도 없으면 가로를 걸어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양자의 관계엔 일정한 긴장이 존재하지만 모두 도시의 순환에 기여한다. 353 (마치 헤겔 변증법...)

공원의 경우 거리와 공원 사이의 연결고리나 상업화의 압력 등의 문제가 있으나, 중요한 문제는 경계선의 사례를 찾아내고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내면서 도시를 도시로, 공원을 공원으로 유지시키는 한편 양자 사이의 협력 관계를 뚜렷하고 활기차며 빈번하게 만드는 일이다. 시각이나 동작을 통한 관통이 일정하게 허용된다면-이를테면 양편에 있는 지역과 어느정도 깊숙이 구조화되어 있다면-경계는 압도적인 장벽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 경계는 장벽이라기보다는 이음매, 즉 두 지역을 하나로 봉합하는 교환선이 된다. 358 (미국과 한국의 캠퍼스)

필요한 도시 경계선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항세력을 활용한다 함은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가급적 많은 도시 요소들을 활용해서 활기차고 혼합된 지역을 구축하고, 가급적 적은 요소들을 활용해서 경계선을 불필요하게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361

 

 

14. 탈슬럼화와 슬럼화 (달동네없는 디자인 서울, 노량진 아니 노량도, 고시원 아니 고시텔)

 

슬럼과 거기 사는 사람들은 외견상 끝이 없는, 서로 강화하는 문제들의 희생자이자 주체이다. 슬럼은 악순환처럼 작동하며 도시의 기능 전체를 집어삼킨다. 362

슬럼으로 전락하는 동네들에서 이루어지는 황폐화 퇴치와 보존 캠페인이 그렇듯이, 슬럼 이동 역시 실패로 돌아간다. 증상만을 건드리는 식으로 문제의 원인을 극복하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적인 도시계획의 접근법은 철저히 온정주의적인데다 심대한 변화에 맞지 않는 피상적 수단을 택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362~363

영속적인 슬럼의 핵심 연결고리는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빨리 빠져나간다-동시에 많은 이들이 탈출을 꿈꾼다-는 점이다. 이 고리가 끊어지면 자생적 탈슬럼화가 가능하다. 363

탈슬럼화는 역설적으로 슬럼 인구의 상당 부분을 슬럼 내부에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슬럼인 동네에 도시 다양성을 창출하는 조건들을 도입할 수 있고, 탈슬럼화의 징후들이 좌절되지 않고 장려된다면, 어떤 슬럼도 영구적일 이유는 없다. 365 (vs책 슬럼...)

지난 수십 년 동안 슬럼이 형성되는 이유와 그 과정은 놀랍게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은 교외 개발에 대한 정부보증 담보 대출과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의 시절에 비해 사람들이 부적절한 동네를 더욱 신속하게 저버릴 수 있고, 슬럼이 더 멀게 성글게 확산될 수 있고 실제로 확산된다는 사실이다. ... 인기의 징후가 아닌 주거가 과밀해져서 일단 슬럼이 형성되면 슬럼화를 야기한 이주의 패턴의 계속되기 쉽다. 예비슬럼 이주와 마찬가지로 두 종류의 이동이 나타난다. 소소한 이득을 얻는 사람을 비롯해 성공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빠져나간다. 그러나 전체 인구가 소소한 이득을 얻으면서 주기적으로 대대적 이주가 일어나기 쉽다. 두 가지 이동 모두 파괴적이지만, 후자가 전자에 비해 더 파괴적으로 보인다. 369

슬럼의 끊임없는 주민 이탈은 공동체를 영속적인 미발달 단계에 남겨 두거나 무기력한 유아단계로 끊임없이 퇴행하게 만든다. 건물의 연수는 공동체의 연수를 가리키는 지표가 되지 못한다. 공동체는 사람들의 연속성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370

 

탈슬럼화의 토대는 도시의 공중생활과 보도의 안전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활기찬 슬럼이다. 한편 최악의 토대는 황량한 장소이다. 슬럼 거주자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도 슬럼에 머무는 이유는 삶에 대한 개인적 만족-슬럼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애착과 동네에 속해 있다는 믿음, 자기 삶에서 무엇인 중요한가에 대한 가치관념 등과 관계가 있다. 373

사람들이 자기 선택에 따라 머무르는 초기 징후 가운데 하나는 대게 빈 집의 증가나 주거 밀도의 감소를 수반하지 않는 인구 감소이다... 탈슬럼화의 인구 감소는 옛 슬럼 인구가 새롭게 등장한 다른 중간계급 인구에 의해 대체되었음을 나타내는 게 아니었다. 인구 감소는 원래 살던 주민들의 상당수가 중간 계급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했다. 374~375

충분한 수의 사람들이 슬럼에 머무르기 시작하면, 신뢰와 실천의 증가를 통해 그리고 결국 편협성을 극복함으로써 공동체 자체가 능력과 힘을 얻어서 주민들 내부의 자기다양성이 점점 커진다. 그리고 이 사람들의 교육 및 경제 수준도 다양해진다. ... 탈슬럼화하는 슬럼에서는 여전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조차도 탈슬럼화 과정의 수혜자가 된다. 이 사람들은 또한 도시를 수혜자로 만든다. 376-377 (헬조선과 탈조선. 웹툰송곳의 섬 탈출이 아닌 내 섬 가꾸기...)

게토는 그곳이 게토라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대부분의 용기있는 사람들, 특히 포기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머무르려 하지 않는 장소가 된다. ... 성공을 거둔 게토의 아들딸들이 게토 바깥에서 차별을 상당히 무너뜨리면 예전 동네는 커다란 짐을 덜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곳에 머무르는게 더 이상 열등하다는 징표가 아니게 된다. 379 (고담 대구 하이 서울...)

내가 보기에 도심 지역은 흑인 중산층이 형성되는 속도만큼 빠르게 계속해서 그들을 잃게 될 것이다. 그곳에 남겠다는 선택이 유색인에게 게토의 시민권과 지위를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게 될 때까지는 말이다. 요컨대 탈슬럼화는 간접적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차별을 배제해야 한다. 세대가 바뀌어도 미국의 지적변화는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 같다. 381

인구의 자기다양화는 상업 및 문화업체의 다양화에 반영된다. 한결같이 가난한 사람들만 있으면 진정으로 풍부하고 흥미로운 다양성을 만들어내는데 무척 집중된 밀도가 필요하다. 383

오늘날 탈슬럼화는 종종 궁극적 방해에 의해 저지된다. 파괴가 그것이다. 슬럼이 스스로 과밀한 인구를 벗어낫기에 개발업자나 이익집단, 도시계획가에 의해 재개발을 통해 빛나는 전원도시라는 이상에 다가가려는 유혹을 받게 되는 것이다. 383~384

전통적인 도시계획은 그 자체의 일관성을 위해 슬럼 주민들보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슬럼에 살고 있다는 당혹스러운 사실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낸다. 이런 사람들은 압박할 필요가 있는 타성의 희생양으로 그려지며, 슬럼 일소는 그들이 항의할지라도 개선을 강요함으로써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 ... 탈슬럼화와 자기다양화는 단지 사회적 무질서와 경제적 혼란을 나타낼 뿐인 것이다. 387 (도식적 플라톤의 계급사회... 공자의 정명사상...)

 

 

15. 점진적인 돈과 격변을 일으키는 돈(진짜 발전과 부동산 투기의 경계에선 꽃이 피는가)

 

만약 돈을 써서 내재적인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파괴한다면 결국 해를 끼칠 뿐이다. 다른 한편, 필요한 조건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돈은 내재적인 성공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돈은 세 종류로, 첫 번째 보험회사 은행 조합등의 전통적인 비정규 대출기관들이 제공하는 신용대부, 두 번째 세금이나 차입 능력을 통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돈, 세 번째는 고리대금업자같이 현금과 신용의 지하경제에서 나오는 돈이다. 이 세 가지는 차이가 있지만 도시에서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유사점이 있다. 390-391

과세 권력이 파괴의 권력이라면... 신용 당국은 파괴의 권력일 뿐만 아니라 창조와 전환의 권력이기도 하다. 이 권력은 소극적으로, 신용을 보류하는 힘인 것이다. 394

보스턴의 노스엔드는 극적인 사례로, 은행제도가 존재하기 전의 물물교환과 축장같은 원시적인 방식으로 되돌아갔다. 이런 방식이 탈슬럼화를 계속하고 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주어진 조건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도시 근린과 마찬가지로 건물 신축비용은 조달할 수 없었다. 395

시카고의 백오브 더 야즈는 오래된 민족간의 적대를 없애기 위해 지역 조직을 만들어 평의회를 조직하고, 이는 정부와 거의 똑같은 기능을 수행했다. 또한 그 자녀들은 다른 진보도 이루어 숙련 생산직이나 전문직이 되었으나, 그대로 머물러서 탈슬럼화가 진행되었다. 397

대출기관과 도시계획가들은 신용의 파괴력을 행사하는 선택을 하면서 자신들의 행동이 불가피하다는 전제에 입각해서 행동하며, 이런 불가피성의 측면에서 볼 때 신중할 수밖에 없다. 대출기관들이 예언을 하는 셈이다. 대개 이런 예언은 사실로 증명된다. ... 신용 블랙리스트 지도는 슬럼 일소 지도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예언이다. 둘 다 자기충족적인 예언이기 때문이다. 노스엔드와 백오브더야즈는 잘못된 예언이었다. 그러나 이 장소들이 자신에게 내려진 판결을 피할 수 있는 기적같은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아무도 그 예언이 잠재력에 대한 그릇된 평가였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400 (공적 개인들의 모임, 평의회 조직의 필요성...)

도시의 쇠퇴에서 흔히 그렇듯이, 세가지 격변을 일으키는 돈 모두가 이런 붕괴에 관여하고 있다. 허나 이것은 그들의 음모가 아니라, 빛나는 전원도시라는 전통적인 도시계획의 신념을 따르는 사람들의 논리적인 결론일 뿐이다. 403

점진적인 돈의 부족은 이미 본질적으로 도시 생활에 적합하며 따라서 급속하게 개선될 잠재력이 큰 도시 지구를 황폐하게 만든다. 또한 점진적인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조건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이 결여되어 있으며, 정상적인 변화와 낡은 구조물의 수리에 필요한 돈뿐만 아니라 이런 조건을 보충하는 데에도 도움이 필요한 지구에 희망이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사실 도시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고 대신 교외로 향한다. 409

미국 도시들에서 거대한 교외가 무질서하게 새로 뻗어나가는 스프롤현상은 우연이나 신화가 아니다. 이것은 1930년대만 해도 미국에 없었던 전국주택담보시장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가 만들어내고 도시가 필요로 하는 저축과 도시건축투자는 별 관계가 없기 쉽다.410

막대한 돈을 그것을 절실히 필요한 도시 지구를 희생시키면서 인구가 희박한 교외의 성장으로 돌린다는 생각은 담보대출기관들이 창안한 생각이 아니다. 이것은 후버나 터그웰같은 좌우파를 막론하고 고상한 사회사상가들이 만들어낸 공통의 목표이다. 412

사회는 두드러진 성공을 거둔 도시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려는 자극을 가한 적이 없다. 그러나 또한 사회는 도시를 파괴하는 이런 형태의 돈의 홍수를 가로막거나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소소한 개선과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활기차고 다양한 도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맞게 금융 장치를 개선하게 될 것이다. 417

(마치 칸트의 이성을 구성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

사회가 슬럼을 만들어 내며, 따라서 슬럼을 일소하는 데 필요한 대가를 사회가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사회의 돈을 받는 것은 누구인가, 그 돈은 결국 어디로 가는가 하는 문제를 회피하는 처사이다. ... 도시 건설에 돈이 사용되는, 또는 돈의 사용이 보류되는 형태야말로 오늘날 도시의 쇠퇴를 낳는 강력한 도구이다. 돈이 사용되는 형태를 재생의 도구로-폭력적인 급격한 변화의 도구에서 지속적이고 점진적이며 복잡하고 부드러운 도구로- 바꾸어야 한다. 421 (반론.도시가 슬럼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도시가 가난하기 때문이 아니라 부유하기 때문...-지타 베르마. Planet of Slum 슬럼, 지구를 뒤덮다)

 

 

00. 맺는 시

 

헐크 아니 황태자는 토막난 소주병처럼 . 내 외로움 활용법 11

-Beethoven symphony no.3 song for prince IS

 

 

1.

녹색 괴력인간에 대해 말하자 넓은 캠퍼스 도서관의 동서남북을 샅샅이 훑던 그의 푸른 손아귀에는 잡히지 못하는 책이 없었다 그가 손바닥을 펴면 니체 오스카와일드 장하준 맨큐 권혁웅 진은영 같은 책들이 손에서 마구 쏟아져내렸다 자기 키보다 높이 19층 목조탑을 팔에 지고서 그는 수도 없이 흑석동 언덕과 문학동인 마을회관을 오르내리며 힘을 썼다

2.

흑석동은 대한민국 세계의 중심이다 북쪽 강을 넘어가면 가난해서 높이높이 올라간 내 친구의 용산, 남쪽 고갯마루를 타넘으면 서울대 엉덩이도서관 친구들, 서쪽 언덕을 오르내려 노량진 컵밥 빨리먹기 내기하는 친구들이 보인다 동쪽은 서초 강남이다 거기에 수많은 친구와 친구가 들러붙어 새끼를 쳤다. 그는 불러주면 어디든 힘을 빌려줬지만 아무도, 좋아하진 않았다

3.

사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이는 황태자다 인천바다 건너온 말과 행동에 인간에 대한 배려와 고귀함이 흐르는 아이. 아무도 치우지 않는 지진과 전쟁에 무너진 마을회관의 잔해를 분노의 힘으로 치워내고 다시 기둥을 세우던 그 아이의 녹색 씰루엣을 이쪽 건너편에서 볼 때마다, 나는 괴력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를 따라 황태자를 따라 세계의 끝까지 흉내나마 내고 싶었다. 내 피부가 녹색으로 물들지라도

4.

괴력인간은 다시 세운 마을회관 앞마당에 황태자 모습일 때 사람들에게 선물받은 것들을 쌓아두었다 사람들은 녹색괴물을 욕하면서 그 놈 때문에 허구헌날 전쟁이라고 황태자님 수고하신다며 선물을 하나씩 가져갔다 28년동안. 스물 여덟 해 동안 아이도 나처럼 낡아갔을까 거기서 새벽엔 맥도날드 라이더 낮엔 과제 팀플 일기당천, 밤엔 출동했다가 돌아오면 홀로 불면에 시달리다 소주 반 병을 마셨을까 이제는 깨진 병마냥 힘겨워 떠나버

 

5.

황태자이자 녹색괴물을 흠모한지 오래되었다 그는 항상 화가 나있기에 참아냈고 넘나들었다 그는 히틀러이자 석가모니였다 그의 많은 유산 가운데 약간을 상속받아 짧은 헌정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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