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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자본주의 역사강의 세미나 3강4강 월러스틴2017-07-16 14: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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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자본주의역사강의 3강 4강 발제.hwp (35KB)자본주의역사강의 3강 4강 발제.doc (341KB)

 제3강 세계체계 분석의 기획과 구도-이매뉴얼 월러스틴의 문제제기. 발제완성본 이상하

오징어 / 유하

눈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든 광명을 !

1.세계체계 분석의 기획

여기에서는 월러스틴이 자신의 입론을 발전시켜가면서 기존의 학문 구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립점을 세웠는지 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간단히 말해서 세계체계 분석은 근대화론 또는 자유주의에 대항하여 그것을 넘어서려는 지적 기획입니다. 130-131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모더니티란 용어의 함의는 요소론적 접근법에서 나온 것이죠. 사회과학에는 특히 요소론적 특징이 강한데, 그것은 근대라는 사회가 어떤 특징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느냐를 묻는 질문 방식입니다. 요소론적 접근법에서는 근대란 무엇인가, 어떤 사회가 더 근대적인가라는 식의 질문을 던진 후, 어떤 사회는 근대적 요소가 더 많고, 다른 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양적 차이의 증감으로 더 근대적인 사회와 덜 근대적인 사회를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모던에 대한 처방도 가능해집니다. 즉, 이처럼 모더니티로 규정된 요소들을 더 많이 가지게 되면 모던해지게 되는 것이므로 그런 요소를 많이 가진 나라를 모방하면 된다는 것이죠. 133-134 (모던보이의 매혹?)

세계체계 분석의 관심은 요소론적 접근과는 달리 관계론적 접근이라고 했는데, 이 접근에서는 모던이라는 것이 세계체계의 시대적 규정으로 해석됩니다. ... 그 모던은 우리가 보통 말하는 서구적 모던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이것이 구성된 관계 속에는 보통 전통이나 비근대 또는 제3세계라고 불렀던 것이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는 또한 서로 그 타자를 전제함으로써만 존재해 온 관계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러니까 모던이라고 하는 것은 그 두 관계를 분할시키는 시대적 규정이지 그 중의 어떤 하나의 요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 그 분할효과는 중심과 주변이라는 용어로 정리될 수 있는데, 그런 방식 자체가 하나의 관계 속에 나타나는 두 가지 얼굴, 모던의 두 가지 얼굴로 해석되는 것입니다. 136~137

월러스틴과 그 제자 월리엄 마틴, 그리고 지오반니 아리기 등의 입장이 아프리카 사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착상케 된 것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근대화론의 통상적 해석 방식은 아프리카의 많은 일들과 문제들이 근대적이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더 근대적인 사회가 되면 이 문제들은 해결될 것이라는 것이 기본틀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많아서 발상을 아주 근본적으로 뒤집어보게 된 것입니다. 138

월러스틴은 ‘근대’를 콜로니얼(colonial)한 것을 처음부터 관계적으로 내장하고 있던 ‘하나의’ 체계라고 봅니다. 즉 ‘근대’란 처음부터 중심부와 주변부로 세계를 분할하고 인종적인 방식들에 의해 끊임없이 분할선을 그어 그 두 세계 사이에서의 대립축들이 형성되는 그 관계적 전체로서의 시대 규정이라는 것이죠. 139 (식민지 근대화론과 국가독점자본주의론...)

보통 역사비교적 접근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국가를 모델로, 에를 들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비교하여 여기에 있는 요소와 없는 요소를 비교하는 일치법과 차이법을 사용하여 비교대상의 국가들이 어떤 상이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찾는 분석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가들 사이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은 이 분석영역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즉 부차적인 것이 됩니다. 그것을 보통 외생변수라고 부르는데, 관계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외생변수라는 용어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죠. 142

2.세계체계 분석으로 나아가는 이론적 계기

종속이론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UN산하 라틴아메리카 경제위원회로, ECLA가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을 위해 수입대체공업화 처방을 내렸는데, 여기서 “제3세계의 문제가 개별사회 내의 낡고 전통적인 요인들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공간적 비대칭성으로 나타나는 매우 근대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을 제기했습니다. 145

저발전의 발전 - 주변부의 저발전이 없으면 중심부의 발전도 없고 중심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변부를 저발전시킬 수 밖에 없다는 프랑크의 주장. 그래서 저발전국에서는 잉여의 유출이 계속 발생하는 구조가 형성되며, 이것은 시대적으로 뒤쳐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고 중심부에 더 밀착될수록 더 심해진다는 내용이었죠. 146 (한국은 예외적?)

중국은 1960년대 특히 문화대혁명 시기가 되면, 명시적으로 장기간의 이행기, 이른바 ‘대과도기론’이란 입장, 사회주의를 곧 이행의 과정으로 보는데, 왜 그런가 하면, 사회주의 하에서 계급이 소멸되지 않고, 자본주의 길과 공산주의 길 사이의 투쟁이 계속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150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두 가지 상이한 지향으로 분기될 수 있었습니다. 한 측면에서 문화대혁명은 사상개조를 해결책으로 제시합니다. 주자파(走資派)가 나타나는 것은 나쁜 사상의 잔재 때문인데, 나쁜 사상은 고치면 된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와 달리 다른 한쪽 측면에서는 이른바 이데올로기혁명이라는 복잡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데올로기혁명은 그것이 기반하고 있는 토대와 실천구조, 조직구조 까지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주체가 어떻게 생산되고 재생산되느냐는 방식 자체를 문제삼고 있는 것입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이행기라는 쟁점을 사상개조와 숙청의 문제로 끌고 갈지, 이데올로기혁명의 문제로 끌고 갈지 사이에서 모호한 줄타기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51 (중국분석?)

사회주의의 경우도 그 문제를 일국적인 틀에서 제기했기 때문에 핵심적인 어떤 쟁점들이 부차화하지는 않았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의 문제 자체가 일국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자본주의까지 둘러싸고 있는 ‘전체’의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냐라는 것이고, 이 때 사회주의가 과연 자본주의체계 외부에 있던 체계였느냐라는 질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52 (독점자본주의국가? 현실사회주의?)

돕(내생적,영국분석)과 스위지(외생적,유럽분석) 사이의 자본주의 이행논쟁, 돕의 승리 판정, 그리고 월러스틴은 스위지(원거리무역,유통주의)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153-158 (매우 논쟁적...)

월러스틴은 이런 국가들 자체는 분석단위가 될 수 없는 체계의 구성요소일 뿐이라며, 국가를 넘어 국가들 전체를 아우르는 세계체계로 분석단위를 확장합니다. 162

세계경제라는 분석단위의 핵심적 특징은 기축적 분업에 의한 단일 분업구조입니다. 그 분업구조는 중심 대 주변이라는 분할선을 그리면서 형성되어 있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여기서 어떤 것이 중심적이고 어떤 것이 주변적이냐에 대한 규정이 중요해지는데, 중심적인 것은 고부가가치 또는 상대적으로 더 독점되어 있는 것을 지칭합니다. 그렇지 않고 자유경쟁시장의 형태를 띤 것은 주변적인 것, 그리고 양자가 섞여있는 것은 반주변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죠. 162~163

(월러스틴은 포괄적 비교전략, 전체론적 접근법. 그리고 제자 필립 맥마이클-통합적 비교)

월러스틴의 자본주의 혁명 ‘신화’ 비판(부르주아혁명 프랑스혁명 산업혁명 자본주의 -4가지 비판)

1.부르주아혁명론 비판

토대를 살펴보면, 프랑스혁명 당시 프랑스는 이미 충분한 자본주의였다고 할 수 있으며, 다음으로 프랑스혁명을 제외하면 부르주아혁명이라고 부르는 사례들에서 지배계급의 근본적인 단절이라고 하는 것은 없었고, 지배계급의 내적인 교체만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생산자가 분화해서 부르주아지가 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자본가들, 대형 산업자본가들, 대형 상업자본가들은 귀족이 변신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농업에서의 수익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농업을 버린 귀족들이 산업자본가로 변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이야기죠. 165-166 (고등학교 교과서에 대한 불신감이 화르륵)

2.프랑스혁명 비판

프랑스에서는 부르주아지가 약하다보니 집권을 위한 세력연합이 다르게 짜여지면서 민중을 동원하게 된 것이죠. 주로 농민들, 파산에 가까운 상태였던 농민들이 동원되어 귀족계급을 공격하게 된 상황이 발생하면서 이례성이 생겨난 것이죠. 그래서 이제 공포정치라고 하는 형태로 끝까지 밀고 나가지 않으면 부르주아지 자기의 존재기반이 무너지고, 양쪽에 포위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 된 것이죠. 아래로부터의 반응을 잠재우기 위해서 일단은 밀고 나갔는데, 대중의 열망이 너무나 강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세력연합이 다시 그어지기 시작하죠. 다시 선이 그어지면서 민중들을 누르고, 그것이 결국 나중에는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민중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결과가 프랑스에서 ‘인민의 인권선언’으로 나온 것이죠. 169

(교과서 불신 화르륵2. 모든 변혁은 반드시 반동을 부르는가?)

이것이 다른 사회와 달랐던 것이 무엇이냐 하면, ‘인민주권’이라는 사고가 탄생한 것이죠. ... 그래서 일종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인데, 한편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위험하지 않은 방식으로 길들일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게 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확대해 뚫고 나갈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죠. 봉합되지 않은 새로운 돌파구가 형성됐다는 게 프랑스혁명의 중요한 차이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169~170

(2017 촛불혁명은 혁명인가? 무혈혁명은 영국의 보수적 명예혁명의 사례를 따라갈까?)

3.산업혁명 비판

철강, 석탄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2차 산업혁명’은 영토제국주의적 팽창과 관련해 식민지 개척에서 철도 부설이 중요해지면서 영국의 철강산업이 세계의 철도 레일을 공급하는 지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니, “1차 산업혁명은 왜 생겨났느냐가 다시 문제겠죠.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 노동력을 절약하려다보니 기계를 도입했다는 설명도 잘 성립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영국의 주력산업은 모직이었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산업혁명은 영국의 주력산업인 모직이 아니라 면직을 중심으로 일어납니다. 설명의 논리대로라면 가장 잘 나가는 모직산업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야지 왜 면직에서 일어난 것일까요? 173

인도의 면직물은 노동력 가격이 너무나 싼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공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너무 쌌습니다. 그래서 영국이 인도의 면직산업과 경쟁할 때 임금을 아무리 낮추더라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고, 유일한 방식은 기계를 도입하는 방식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산업혁명은 인도 면직물과의 경쟁 속에서 등장하는데, 나중에 좀 더 복잡한 과정을 겪으면서 인도에서는 결국 면직물 산업이 사라지게 됩니다. 영국이 인도를 점령한 후 인도를 면직물 생산지가 아니라 면화 재배지로 전환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영국의 면직물 우위는 정치·군사적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산업혁명이 내재적 기술과 기술의 효율성 논리에 따라 전개됐다는 것은 매우 단순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축적체제 전반을 보지 않고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173~174

(그 당시 생산성 혁명의 분석,통계 회계자료가 있을까?)

4.진보로서의 자본주의 비판

월러스틴이 비판한 것 중 하나가 이른바 ‘자본주의 맹아론’이라는 것입니다. ... 그런데 이 이야기는 자본주의를 일국적인 틀에서 본 것으로, 자본주의 발생을 역사적 필연이 아니고 정세적인 틀 속에서 바라보는 월러스틴의 입장에서 이런 시각으로는 그 당시 유럽에서 왜 자본주의가 나타났는지를 내재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틀렸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맹아론이 유럼중심주의의 심각한 위험성을 반복하는 문제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기회만 주어졌으면 동아시아나 비유럽인들도 유럽이 수립한 그런 자본주의를 만들어서 세계를 정복하고 그렇게 황폐화시키고 비유럽문명을 절멸시키려고 했을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그 과정을 밟지 못한다는 것을 아쉬워한다는 것인가 하는 것이죠. 175

(최인훈의 소설처럼 식민지 NAPAJ을 가지고 싶은 숨은 대한민국의 욕망? 촌놈들의 제국주의?)

제4강 월러스틴의 세계체계분석 Modern World-System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계는 장기 16세기, 즉 15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100년 이상 이어진 시기에 등장해 지금까지 500년 정도 지속된 체계입니다. 이 체계를 작동시키는 핵심원리는 끝없는 자본축적으로, 이 규정성을 갖는 시공간으로서 근대 세계체계가 규정되는 것이죠. 183~184

1. 세계경제- 세계경제는 핵심적으로 기축적 분업(axial division of labor)에 의해서 연결된 체계입니다. 하나의 축에 의해서 나눠진 분업이라는 것인데, 여기서 축이란 중심과 주변을 나누는 축이죠. 그래서 하나의 커다란 축이 그어지고, 중심과 주변으로 분업구조가 형성된 것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세계경제라는 것입니다. 184-185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전개과정

① 장기 16세기(1450~1640년)

- 장기 16세기는 유럽 세계경제가 처음 등장해서 정착한 시기로, 네덜란드가 주도한 시기였죠.”

- 스페인 무적함대의 패배와 (1557년 합스부르크 왕가의) 파산이라는 두 사건과 함께 자본주의를 억눌렀던 과거의 재분배적 국가와 제국적 지배, 즉 유럽에서 자본주의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사라지면서 자본주의가 유럽 세계경제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187

② 중상주의 시대(1650~1730년)

- 주요한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로, 이들 나라가 영토주의적 토대를 갖추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 중상주의였습니다. 왜 영국과 프랑스가 이 때 중상주의를 취했느냐 하는 문제는 네덜란드를 잇는 세계헤게모니 경합이라는 문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187~188

③ 장기 19세기(1730~1914년)

- 영국의 세기. 산업자본의 시대. 유럽이 지리적으로 팽창하면서 독립적 세계제국들이 붕괴했고 이것이 단일 세계경제 틀 내로 포섭되어 들어온 것이었죠.188

④ 혁명적 소요와 산업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공고화 시기(1914년 이후)

- 사회주의권이 확대됐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팽창을 위해서 새로운 전략들이 필요해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지역을 개발해야 했는데, 첫 번째는 전후 유럽의 재건이었고, 두 번째는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투자, 세 번째는 그 외 지역의 탈식민화라는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신생독립국가들을 중심으로 발전주의가 확산되는 시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189 (헤게모니 국가 미국?)

다수 제도 집합으로서의 세계경제-시장, 경쟁하는기업들, 국가간체계, 가계, 계급, 신분집단

1.시장-자본주의에서 시장은 기본적으로 독점이나 준독점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이고, 이때 그 (준)독점은 국가에 의해서 지탱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준)독점은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 가능합니다. 특허, 신제품 집중지원, 수출입제한, 국가의 보조금, 세금감면, 실제적으로는 독점적 지분을 허용하는 방식... 그래서 자유시장은 없고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 시장이라는 것이죠.191

- ‘자유시장경쟁론’의 역사적 실제 : “자유시장경쟁론의 대표 인물인 스미스의 [국부론](1776)은 네덜란드 헤게모니가 쇠퇴하고 영국 헤게모니가 상승하는 시기에 나왔는데, 그것이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은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였습니다. 이후에 역설적으로 스미스는 영국의 세계적 독점을 보장하는 자유무역의 이데올로기가 된 것이죠. 그런데 그 이후 19세기 말에 가면 영국의 세계독점권에 반대하는 국가들, 영국을 따라잡으려 하는 국가들이 스미스를 버리고 훨씬 더 보호주의적인 형태의 정책으로 나아가 여기에 걸맞는 국가독점형에 가까운 기업체들을 출현시키게 됩니다. 그러니까 자유경쟁이라는 것도 일정한 순환을 겪으면서 부침하는 이데올로기이지, 자본주의 전시기를 주도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독점을 향한 경쟁이 시장의 기본적인 특징이기 때문이죠. 192~193

2.경쟁하는 기업들 - 장기 16세기에는 대형 기업이 등장하고 영국 헤게모니 시기에는 다시 기업의 규모가 작아졌다가 미국 헤게모니 시기에 가면 기업의 규모가 다시 커지죠. 그런데 미국이 다시 위기에 처하면서 포스트포드주의 논자들은 기업 규모가 다시 작아진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194

3.국가간체계와 다수 국가들 - 특히 반주변부 국가에서 보호주의적 정책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해서 앞선 국가들을 따라잡으려는 강한 욕구를 지니기 때문입니다.195

4.가계(household) - 실제로 개인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생존을 위한 기본 단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실제 공동 거주하는 가족보다 범위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생존의 단위는 소득을 공유하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죠. 이 소득 공유 단위를 가계라고 합니다. 195~196

5.계급 - 우리는 계급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자본주의사회에서 전형적인 상으로 등장하는 임금노동자라는 표상을 통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자본주의사회에서 임금노동자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 임금노동자의 실제적인 생계, 생활의 유지와 재생산의 상당 부분은 가계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는 체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

- 임금노동자화(월러스틴의 표현으로는 프롤레타리아화)가 자본에게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 프롤레타리아화가 진척되면 이전에 가계에서 떠맡던 것들의 상당 부분이 상품화되어야 합니다. 결국 노동력의 상품화가 진행될수록 가계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드는 만큼, 임금은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죠.199~200

6.신분집단 - 국적, 인종, 종교, 종족체(ethnicity), 성적 지향 등등 계금과는 연원이 다른 동일성

: 계급통일성은 투명한 상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동일성과 혼합되어서만 나타납니다.

국가간체계가 제도화된 베스트팔렌조약(1648) - 네덜란드가 유럽 세계경제의 헤게모니 국가가 된 16세기에도 상황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았고, 끊임없이 이 새로운 부의 중심을 세력권 속에 편입시키려는 시도가 지속됐습니다. 그래서 형성된 것이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나 유럽 전체를 독점할 수 없게 상호견제하는(이를 ‘세력균형’이라고 부릅니다) 베스트팔렌체제였습니다. 이런 안정적 질서의 유지를 위해 상주외교라는 제도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외교관을 상대국가에 파견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상대방 나라의 상업 네트워크도 파악할 수 있고, 그 나라의 위험한 팽창가능성도 예견할 수가 있어서 상호견제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것이죠. 203

이런 국가간체계에서는 상호견제하는 구조가 형성되지만, 여기에 헤게모니라는 현상이 출현했다는 점도 동시에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가체계에서 국가들의 관계는 대등한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ㅇ 주권국가-베스트팔렌조약과 더불어 주권원리는 근대 국가간체계의 주요한 특징이 됐습니다. 주권국가의 등장은 분산되어 있거나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던 권력을 다시 국가로 집중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4 - “분산된 폭력이 독점화되는 과정으로서의 주권형성”

일종의 비대칭적인 중심과 주변의 분할구조를 유지하면서 국내적으로는 권위와 폭력의 독점, 대외적으로는 불간섭의 자율성 논리로서 주권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근대 국가간체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205

국가의 역할-국가가 자본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핵심을 월러스틴은 기업들이 자유경쟁시장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계시장에서 독점을 향한 경쟁이라는 브로델의 테제를 다시 한번 상기해보는 것이 좋겠죠. 205~206

(1) 자유경쟁시장으로부터의 보호

- 법적인 제약을 통한 보호 : 독점의 선포, 특허, 쿼터, 지적재산권 등

- 비용의 분담 : 사회의 하부구조에 투자하는 것이나 공해의 복구비용을 부담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이는 본래 생산비용에 포함되어야 할 것을 사회의 부담으로 돌리는 것입니다.206

- 독점적 구매를 이용한 지원 - 대표적인 것이 군수산업이죠. 군수산업은 자유경쟁과는 거리가 멀지만, 20세기 대표적 선도산업으로 엄청난 이윤을 낳습니다. 206

(2) 폭력의 독점을 통한 질서 유지

- 아래로부터의 도전에 대한 보호의 중요한 내용은 노동계급, 더 넓게는 민중들의 저항을 억압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무력, 기만, 양보가 결합되는데, 노동계급의 역량을 제약할 뿐 아니라 부분적으로 잉여가치를 재분배함으로써 분할통치를 통해 불만을 완화하는 조치도 포함됩니다. 206

- 보호지대(地代) : “원거리 해상무역이 중요했던 16세기에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여 상단의 무역 거래를 보호해주는 국가(16세기 네덜란드)와 그렇지 못하고 해적에 노출된 상단이 보호를 위해 스스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발생하는 비용의 차이가 있습니다.207

(3) 노동력의 관리- 어떤 형태의 노동력을 유지할 것이냐 하는 문제

: 노예제를 유지할 것인지, 토지개혁을 수행할 것인지, 임금노동을 어느 정도 일반화할 것인지, 프롤레타리아화 수준을 어느 정도로 진행시킬 것인지, 임금 수준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노동법을 어떻게 제정할 것인지 등이 모두 중요한 정책과제로 등장하게 되죠.207

(4) 과세의 업무

- 과세는 이윤의 환원통로가 됩니다. 이런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한 국가의 개입은 자본주의의 작동 공간에서 국가가 특정한 어떤 세력에게 보호의 울타리를 쳐주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결국 국가 없이 자본 축적은 불가능하고, 자본 축적은 처음부터 국가와 결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208

ㅇ 세계헤게모니-월러스틴의 정의는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아리기의 정의는 지도력에 초점

월러스틴은 헤게모니 국가를 상대적 효율성의 우위로 정의합니다. 가령 생산(농업·산업), 상업, 금융, 더 나아가 군사력 면에서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국가가 일정 기간 그 우위를 지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헤게모니의 지속기간은 영역별로 다른데 그 순서는 산업, 상업, 금융, 군사력으로 나타납니다. 산업의 우위가 가장 먼저 나타나 지속기간이 제일 짧고, 상업, 금융, 군사력 순으로 지속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이죠. ... 마지막까지 남는 것이 군사력인데, 군사력의 우위만 남아 군사력을 노골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면 이미 헤게모니는 쇠퇴하는 시점이죠. 209

- 세계헤게모니는 세계제국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세계헤게모니가 영토적으로 끝없이 확산하는 단일 (정치적) 중심을 갖는 세계제국으로 전환되지 않는 이유는 자본주의체계가 만들어낸 국가간 체계의 특이성과 관련됩니다. 209~210

자유주의와 반체계운동

ㅇ 프랑스혁명과 근대 정치이념의 분화: 보수주의/자유주의/급진주의

① 보수주의

- 보수주의는 지배계급이 보기에 프랑스혁명이 너무나 위험했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 등장했습니다. 무언가 인간에 대한 불신, 인간의 도덕적 능력에 대한 비관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사고. 특히 정체불명의 민중들에 대한 대단한 불신... 보수주의는 위계적인 사회구조를 신뢰하는데, 대표적으로 군주제, 교회, 가족, 이 세 가지입니다. 213

② 자유주의

- 보수주의 출현에 대한 대응으로 자유주의가 등장했는데, 구체제(ancien regime)에 대한 반발, 구체제 등장에 위협을 느낀 세력들을 중심으로 자유주의가 등장하게 됩니다. 214

- 기회의 평등과 능력주의를 중심, 지식인들과 전문가들이 관리된 개혁으로 사회를 점차 진보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 자유주의의 모토로 나왔던 것이죠. 214

③ 급진주의

- 급진주의는 앞의 두 이데올로기보다 다소 늦게 1848년의 혁명들과 더불어 등장했는데, 그 상징이 ‘공산당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1848년이 되면 유럽 모든 지역에서 두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데, 첫번째는 진정한 사회혁명의 등장입니다. 앞서 프랑스혁명이 있었지만, 민중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해 힘을 분출한 사회혁명의 시기는 이 때였습니다. 두 번째는 민족의 봄이라는 움직임입니다. 민족국가를 구성하는 흐름으로 결집되는 불만세력들의 움직임이 등장한 것이죠. 214-215

ㅇ 자유주의적 구도의 강화

- 본래 자유주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는 아니었지만, 당시에 등장했던 다른 이데올로기들이 공유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갈 수 있었습니다. 그 공통의 테마는 진보라는 테마입니다. 인간사회는 진보한다는 계몽사상의 테마이죠. 그리고 그 진보는 급진적 단절보다는 진화적으로 이뤄지며, 진보와 진화를 매개하는 가장 중요한 틀은 국가이고, 국가에는 국가를 맡아서 관리할 관리자가 필요한데, 이것이 결국 엘리트였죠. 엘리트가 관리하는 국가를 통해서 진화적으로 나타나는 진보, 이것이 바로 개혁이고, 인류가 필연적으로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 자유주의의 기본 사고였습니다.216

- 세 가지 개혁을 통한 자유주의의 위험계급 포섭

① 선거권과 교육의 기회 제공 - 보통선거권이 제도로서 확립되는 것은 1차대전을 거치면서지만, 이때가 되면 보통선거권은 더 이상 위협적인 요소는 아니었습니다.217

② 노동의 보호와 사회보장이라는 복지국가 모델의 등장

③ ‘민족동일성’의 형성 - 자유주의는 국경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매우 강하게 긍정하고 있고, 국경을 통해서 하나의 민족으로 확정된 내부의 대중에 대해서만 선거권과 사회복지를 보장해주는 틀입니다. 국가 없는 자유주의는 없고, 자유주의의 핵심에는 국가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7~218 - 20세기 들어 자유주의가 국제적으로 확산

ㅇ 반체계운동의 전략적 쟁점: 국가

- 아나키스트들은 국가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괴물덩어리이기 때문에 국가에게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환상이고, 국가를 깨기 위한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마르크스 시대 제1인터내셔널에서도 첨예한 논쟁이 됐던 이 문제에 대해, 마르크스주의로 표상되는 급진주의는 국가가 물론 지배계급의 도구이지만 누가 지배계급이 되느냐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는 논점을 제기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국가권력을 장악하여 그것을 깨느냐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220

-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국가권력을 장악한 이후에 2단계로 전화하지 못하고 거기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나서 정치혁명이 아닌 사회혁명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국가권력을 장악한 쪽이 노멘클라투라라는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한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당은 국가장치로서 강화되는 반면, 당으로부터 자율적이던 대중조직들은 오히려 점점 더 힘을 잃게 됐습니다. 분명 도처에서 국가권력을 다 장악했는데도 뭔가가 안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 이처럼 근본적 변화가 유예된 이유는 이런 ‘새로운’ 국가들이 자본주의국가든 사회주의라는 이름이든 제3세계 신생독립국가이든 모든 곳에서 기본적으로 발전주의 신화를 공유했다는 것과 그 발전주의의 핵심이 국가주의였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222

- 국가간체계 내의 모든 국가들이 이런 생각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모두가 상승 이동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조는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별된 몇몇 국가만의 지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상승을 위해 국가장치는 점점 더 강화되고, 사회혁명은 유예되고, 자원의 배분은 왜곡되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국가권력을 장악한 당은 진보의 담론을 독점하게 되고, 당 외부의 급진주의를 오히려 제어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역설 또한 발생합니다. 이렇게 하여 자유주의에 포섭된 기존의 반체계운동에 위기가 발생했고, 자유주의 신화에 빠져 있던 기존의 반체계운동뿐 아니라 자유주의 그 자체도 위기에 처합니다. 222~223

ㅇ 반체계운동의 전환 계기로서 68년

- 자유주의의 위기로서 1968년

: 월러스틴은 ‘68년혁명’이라는 상징을 통해 1960년대 말 세계 도처에서 일어났던 기존의 저항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저항운동을 통칭합니다. ... 이런 저항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 번째는 유럽 사민주의 체제에서 터져 나온 것이고, 두 번째는 동유럽의 공산주의국가들 내부에서 나온 저항이고, 세 번째는 제3세계의 신생독립국에서 분출된 운동입니다.

유럽 사민주의는 제2인터내셔널의 성과로, 동유럽 공산주의는 제3인터내셔널의 성과로, 제3세계 신생독립국은 식민지 해방운동의 성과로 이야기됩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대중적 저항을 조직한 운동은 이 세 가지 형태로 수렴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운동의 공통점은 모두 정당이라는 조직에 기반해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모두 ‘성공’ 223~224

- 반체계운동과 당 형태의 문제들

: 문제의 근본으로 돌아가보면 한 세기 전의 출발점, 1848년부터 시작된 반체계운동의 지배적 형상인 당 형태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의 조직, 그리고 당을 통한 국가권력 획득, 이 시나리오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죠. ...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을 쓰던 1848년에 논의한 당은 민족당이 아니라 개인 공산주의자들이 가입한 인터내셔널이었죠. 그에 비해 19세기 말 실제로 등장하여 영향력을 행사한 당은 민족당이었다는 차이가 첫 번째 문제입니다. ... 민족을 단위로 하고 민족주의에 감금된 당이었으므로, 당연히 민족국가 단위의 발전주의적 전략틀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그 성공은 곧 여기에 내재된 국가주의, 발전주의, 민족주의의 한계를 바라볼 수 없도록 작동합니다. 224~226

- 중국의 문화대혁명이라는 계기

: 1968년 이후 등장한 여러 가지 사조들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탈주가 되든 자율주의가 되든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우회하고는 논지를 성공적으로 전개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가장 폭발적인 형태로 극점까지 진행된 대중운동이었고, 역설적이지만 가장 성공적인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228~229

- 운동의 새로운 전환

: 그런데 당과 국가를 우회하는 운동의 경향은 그 자체의 난점에 다시 부딪히게 되며, 문제없이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1990년대에 들어 독일 녹색당의 딜레마가 보여주듯이 국가권력을 잡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상대화되고 주변화된다는 자기비판을 한 후 국가권력을 잡는 쪽으로 다시 전환하게 된 것이죠. 독일 녹색당의 경우 내부 논쟁을 벌이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파와 그렇지 않은 파가 갈라지게 됐는데, 독일 녹색당이 연정 형태로 국가기구에 들어가면서 치른 대가는 적지 않습니다. 그것이 코소보전쟁 참여와 이라크전쟁에 대한 모호한 태도로 나타났는데, 평화주의 정당이 전쟁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당사자가 됐다는 국가권력 메커니즘의 딜레마에 다시 빠지게 된 것이죠.230

: 2001년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에서 반세계화가 아닌 대안세계화를 내세우는 많은 조직들이 세계사회포럼을 열었습니다. ... 결국 국제주의인가 야만인가는 다시 새롭게 전환된 사회운동의 쟁점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231~232

자본주의 탄생-장기 16세기 자본주의가 세계경제로 부상한 데 대한 월러스틴의 정세론적 설명

① 영주제의 위기

- 16세기 이전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경작자 감소-->지대수입 감소-->농민의 협상력 및 수입 증가-->영주의 수입 감소-->영주간 상호전쟁 및 귀족수 감소로 인한 영주 계급의 세력 감소-->자작농 등 독립 소생산자나 시장을 위한 생산자들의 힘 증대

- 월러스틴의 설명 방식은 몰락한 영주들이 더 이상 이전의 방식으로 지배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대자본가로 변신하면서 자본주의 등장을 촉진했다는 주장입니다.

② 국가의 위기

- 서기 1000~1450년의 시기에서 1250년 정도를 기점으로 국가의 힘이 상승과 하강 국면으로 나뉩니다. 강화되던 국가의 힘이 1250년 이후 쇠퇴기에 들어서죠. 그러면서 집중적 권력 대신 각 지역에 분산된 지방 영주권력(baronic power)이 등장하게 됩니다. 국가가 아닌 거대 권력체들의 힘은 이처럼 강화되는 반면, 집중적 권력을 구성한 정부들에서는 파산이 잇따릅니다. 그 결과 유럽 곳곳에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소지역들이 재생되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죠. 235~236

③ 교회의 위기

- 교회도 사실상 일종의 독립적인 영리단체인데, 경제가 붕괴하자 교회의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부족한 수입을 메우기 위해서 교회가 점점 더 세속적인 일상적 경제나 재정 영역에 뛰어들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면죄부 판매죠. 이후 갈라선 교회들은 독립된 교회와 교파를 구성하게 되는데,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독립한 교회들은 전보다 더 부와 권력의 세속적 추구자가 됐습니다. 그 결과 교회는 더 이상 자본주의적 경향이 부상하는 것에 대해 윤리적 억압자의 지위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236

④ 몽골의 몰락

- ‘무주공산’인 상황이 나타나면 빈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새로운 제국이 팽창해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혼란기가 되면 늘 이민족들이 밀고 들어왔으니까요. 그 당시 가장 강력하게 밀고 들어왔던 세력은 몽골이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속도로 유럽 지역으로 팽창하던 몽골이 갑자기 팽창을 중단하고 병력을 돌려서 가버렸다는 것입니다. ... 몽골이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전염병의 창궐이고 다른 하나는 왕위 계승 문제였습니다.236~237

- 월러스틴의 자본주의 출현론에 대한 아리기의 비판

이처럼 역사적 정세에 의해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부상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면 자본주의가 저절로 등장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등장 과정의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빠져있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 아리기의 핵심적 비판입니다. 237

당시 유럽은 앞서도 살펴봤듯이 권력의 공백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새로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심한 경합이 벌어지던 시기였죠. 이런 우위를 놓고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합에서 중요한 것은 자금이었습니다. 이 경쟁에 누가 자금을 댔느냐 하면, 이미 존재하고 있던 세계경제, 특히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금융자본이 자본을 댔다는 이야기입니다. 틈새에 존재하던 자본이 유럽의 국가간 경합에 자금을 대면서 분리되어 있던 북부 유럽과 남부 유럽의 세계경제가 하나의 유럽 세계경제로 통합되어 갔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이것은 우연한 정세로만 설명될 수 없고, 매우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변화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경쟁 압력이 여기서 중요한 변수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 아리기는 이 시기에 이미 폴라니가 말한 고도금융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봅니다. 이 고도금융이 자금지원을 하면서 유럽 국가간의 갈등은 훨씬 증폭됩니다. 그 갈등의 증폭은 군사력의 발전을 추동했고, 군사력의 발전은 기술력의 발전을 추동했고, 이것이 나중에 유럽의 산업혁명으로 이어져 영토주의적인 국가, 중상주의를 촉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이야기입니다. 240~241

월러스틴의 강점과 한계

강점

기존의 핵심적 논점들의 대부분을 근본적으로 다 뒤집어서 사고해야한다는 것.

역사적 자본주의라는 문제설정을 수립했다는 것. 일국적 틀을 넘어 세계체계로 설명.

문제점

‧ 과도한 일반화로 논리에 비약

‧ 사회주의 역사를 너무 단순

‧ 자본주의의 내적 동학에 대한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

‧ 지역별 차별성의 문제에 취약

‧ 노동의 실질적 포섭-정치적 차원의 문제로 파악하기 때문에 분배 차원에 머물러있다.

‧ 장기추세 - 자본주의 장기지속 전체에 걸쳐 구조적 한계점에 도달해 자본주의가 더이상 팽창, 유지가 안된다고 설명하지만 2017년 현재의 현실은? 그리고 미래는?

월러스틴이 남긴 과제

지구상에서 임금노동은 아직도 부분적인 현상.

재생산 영역에서의 20세기의 변화-네그리의 비물질노동? 가사 감정 돌봄노동?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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