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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음만나는 맑스] 제 7강 강의 후기2017-11-11 09: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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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강 러시아혁명과 맑스주의 : 레닌과 트로츠키 강의 후기


지극히 개인적인 강의 후기가 될 수밖에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강의를 듣기 전에 러시아혁명의 서사에 대해 아는 바 없었기에 들었던 강의를 축약하고 또 다른 견해를 서술하는 것이 아닌 내가 이해한 만큼에서, 내가 생각한 부분에 관해서만 강의 후기를 적을 수 있다. 러시아혁명의 큰 줄기에서 몇 가지 실책으로 성공적인 혁명으로 맺음지어지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권력을 나누어 가지는 것. 10월 봉기로 소비에트 혁명이 승리한 이후에 볼셰비키와 나머지 진영이 권력을 나누고 서로를 견제하며 나아가는 것이 가능했을까하는 의문이다. 힘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등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은 이상적으로 들리나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 혁명과정에서 뛰어난 개개인의 역량만으로 혁명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고 억눌려왔던 사람들의 응축된 감정이 우연한 사건으로 폭발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함께 얘기되어야 하는 부분은 우리가 목적을 달성한 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동참한 사람들과 획득한 권력을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지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언제나 나중에를 외치며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몫을 나눠가지 못한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한 채로 우선순위에 급급해 명분을 앞세워 저 멀리 지향을 향해 나가자고 하는 말은 그럴싸하게 들리나 우리가 도착해야 할 지점을 누군가가 미리 설정해 두고 서둘러 떠나는 길은 중도에 이탈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이 오뚝이 같아서 한쪽으로 치우쳐도 결코 넘어지지 않고 곧 균형을 찾는 속성을 지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쪽으로 쏠려 휘둘리지 않았다면 계속되는 절망을 마주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지 생각하게 된다.

 

향유. “훗날의 모든 세대들이 모든 억압과 폭력에서 벗어나 삶을 마음껏 향유케 하라!”라는 트로츠키의 마지막 말과 강사님이 강의 때 마다 강조하시는 맑스의 코뮤니즘이 실현된 사회는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사는 것. 이 말들은 나에게 달콤하게 들린다. 바로 그 지점이 현재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니까. 나도 일상에서 내 리듬과 템포로 일하고 살아가고 싶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맑스와 트로츠키의 말이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실에서 실현되려면 가장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이 대등한 관계하고 생각한다. 존재와 존재 사이가 대등할 때 서로를 침해하지 않거나 착취하지 않고 존중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하게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의 일터에서 나는 주체이지도 자유롭지도 않다. 팀장과 나의 관계는 철저히 위계와 권력으로 명령과 지시 그에 따른 수행으로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나는 일터에서 단 한 순간도 나는 자유로울 수 없다. 왜 팀장과 나는 개별적인 존재로 만날 수 없고 생각과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할 수조차 없는가에 대해 생각하지만 곧이어 더욱 견고한 벽을 느낄 뿐이다. 현재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체제 안에서 부당한 현실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조직화 또는 세력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엊그제 홍세화 선생님의 대담에서 들었지만 나에게 와 닿지 않는 것은 어떤 지점일까. 이 체제를 넘어 상상하는 공동체 혹은 사회는 무엇일까. 이 부분들에 대해 나는 아직 스스로 생각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계속해서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채로 주관적인 생각을 늘어놓은 강의후기 올리게 되어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강의 후기를 올려야 한다는 것에 급급해 부족하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읽게 되시는 분은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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