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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0강 후기~2017-07-30 21: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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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는 무엇보다 헤겔의 사유를 전복한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헤겔에게 국가는 인륜성의 최고 단계이며,

그 안에서 각 개별자들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그것을 통일하는 총체이죠.

헤겔에게 국가란 절대자의 최종적인 자기 완성인데,

이는 '정신'의 자기 복귀란 점에서 애초에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 실현되어 그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헤겔에게 국가는 정신의 실현과정에서 도달하는 최종 지점이죠.


그러나 맑스가 보기에 이런 식의 견해는 사태의 본질을 전혀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이 현실화된 것이 국가다'라는 식의 명제 안에는 우리의 '물질적' 생활의 면모가 전혀 표현되지 않는 것이죠.

"이념(절대정신)의 현실태로서 국가가 가족과 시민사회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고

가족과 시민사회라는 물질적 생활의 기초가 국가의 이념성을 규정한다."

이런 맥락에서 맑스의 유명한 명제가 나옵니다.

"인간들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한다."

즉 정신이나 이념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맑스가 '사회적 존재' 또는 '물질적'이라고 부르는 영역이 우리를 우선적으로 규정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한 맑스는 그 영역이 무엇보다 '경제적 생산 조건들'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회의 변혁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면 그것은 이 경제적 생산 조건들을 건드리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러한 '물질적 생활의 모순들', 그리고 '사회적 생산력들과 생산 관계들 사이의 현존하는 충돌'을 해결하는 것,

이것이 맑스가 이야기하는 혁명이 됩니다.


동시에 이 혁명은 우리의 자율적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질적 토대는 우리 의지로 환원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혁명은 '역사의 필연적 운동'에 따르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맑스가 말하는 혁명의 가능성도 있고 한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물질적 조건들이 변하면 혁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면서,

다른 한편 그 조건들이 공고할 경우 혁명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들이 맑스주의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경제 영역이 아닌 영역, '이데올로기'의 영역을 사고해야 한다는 입장 역시 이런 맥락일 것 같네요.


저는 이데올로기라는 문제도 재미있고,

맑스가 이야기하는 '물질성'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맑스가 관념론과 전선을 어떻게 그었는지, 그럼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었고

또 어떤 문제에 빠졌는지를 살피면서, 맑스의 작업을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여러모로 흥미롭네요.

맑스의 생각의 흐름 전반을 알고 싶은데.. 마침 연구실에서 맑스주의에 대한 입문강좌가 열리죠ㅎㅎㅎ^______^

관심있는 분들 같이 들으면서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네요~

다들 수업 듣느라 고생하셨고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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