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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음 만나는 맑스 6강 후기2017-10-31 22: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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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강에서는 실제 역사에서 혁명의 전개를 보고 맑스가 혁명에 대한 비평과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행했던 <루이 보나파르트와 브뤼메르 18일>과 <프랑스 내전>을 살펴봤습니다.


<루이 보나파르트와 브뤼메르 18일>에서, 맑스는 역사의 반복이라는 메타포를 가져옵니다. 치열한 프랑스 혁명과 권력투쟁이 나폴레옹의 황제 등극으로 일단락지어지고, 1848년 혁명 이후의 권력투쟁이 나폴레옹 3세의 집권으로 마무리되는 것을 보면서, 맑스는 헤겔의 아이디어를 빌려와 "세계사적 사건의 반복"을 말합니다. 맑스는 "... 바로 그러한 혁명적 위기의 시기에도 그들은 과거의 유령들을 소환하여 그로부터 이름, 전투의 구호, 의상 등을 차용하여 이러한 오래되고 존귀한 변장 속에서, 빌려온 언어로 새로운 세계사의 장면들을 상연한다."고 말하며, 혁명 중에도 과거의 형식을 차용하는 것을 "유령의 소환"이라 명명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반복의 굴레로부터의 탈출이 참된 진보이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하는 것이 진정한 혁명이라고 말합니다. 맑스에게 있어 단일한 사상 내용이나 흐름은 없는 것이 명백해 보이지만, 일관된 철학적 태도가 보인다면 그것은 "비판하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맑스는 사적유물론까지 스스로 보여왔던 단선적 진보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반복의 역사를 비판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새로운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전>에서 맑스는 파리코뮌의 전개와 실패를 비판적으로 고찰합니다. 맑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주장했던 프롤레타리아 정부의 구체적 형태를 <프랑스 내전>에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맑스가 코뮌의 특징으로 꼽은 개방성과 확장성은, 도망자를 수용하고 보호하며 당시에도 이미 급진적인 운동이었던 중세 코뮌으로부터의 연속성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맑스는 코뮌을 "본질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정부이자, 소유계급에 대한 생산계급의 투쟁 성과였으며, 노동의 경제적 해방을 이룩하기 위해 드디어 발견된 정치형태"라고 정의합니다. 코뮌은 상비군을 철폐하고 이를 무장한 인민으로 대체했으며, 공직자 선출과 소환을 통해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의민주주의 기관을 설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맑스는 처음에 국가 권력을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인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프랑스 내전>에서는 입장을 수정합니다. 즉, 코뮌은 기존의 국가권력을 분쇄한 자리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 자치 권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가와 코뮌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인데, 코뮌은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인 '자기 자신에 의한 자기 자신의 통치'를 구현할 수 있는 통치체제라고 할 수 있겠으나 한편으로 일정 정도 이상의 복잡한 사회조직을 만들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맑스가 혁명의 실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두 저작을 통해, 우리는 실제 혁명과 사회 변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실현된 모든 공산주의 혁명이 기존 국가권력의 인수에 그침으로써 코뮌-소비에트-의 연합으로서 자유로운 개인의 자기 통치와 자기 발전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로운 개인의 연합으로서의 코뮌이 실현된다는 것은 한편으로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물질문명의 일정한 쇠퇴를 전제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에게 혁명이란 무엇이고, 사회의 변화란 무엇이며, 자유란 무엇이고 해방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회적 물질적 조건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는 한, 혁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요? 그러면 인간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요? 보다 큰 철학적 질문이 대답을 머뭇거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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