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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서교연 2021 여름강좌] <문제계로 읽는 마르크스> 강사 인터뷰(7월 8일 개강!)2021-06-29 17: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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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연 2021 여름강좌


<문제계로 읽는 마르크스> 강사 정정훈 인터뷰





Q1. 그동안 마르크스를 소개하는 강좌가 여러 곳에서 많이 열렸는데요. 이번에 서교연의 강좌는 제목이 독특합니다. ‘문제계라는 단어가 눈에 띄는데요. 많은 분들게 어렵고 낯선 용어일 거 같아요. ‘문제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저도 문제계라는 용어가 낯설 거라고 생각했고, 첫 강의에서 보다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입니다. 일단, ‘문제계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련 질문들을 산출하도록 하는 고민의 틀이라고 거칠게 규정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우선, (system)란 특정 결과를 산출하는 과정이 따라야 하는 질서와 같은 것이죠. 문제(problem)란 지향하는 바(혹은 이상적 상태)와 현재 상태 사이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결이나 답, 즉 지향하는 바와 현재 상태의 일치이겠죠.

 

그런데 저는 마르크스를 비롯한 이론적 사유의 경우, 문제계에서 산출되는 것은 답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질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질문이 답을 만드는데 그렇게 제출된 답이 다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사고의 질서가 있다는 거예요.

 

가령,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에서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라고 말하죠. 이 문장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개인들로 이루어지는 무계급 사회라는 지향하는 바와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을 착취하는 현실 상태의 차이라는 문제에 대한 답변입니다. , 계급투쟁을 통해서 계급사회에서 계급 없는 사회로 이행해가는 과정이 역사라는 뜻이죠.

 

그런데 여기서 바로 계급이라는 질문이 등장합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계급에는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밖에 없는가? 그럼 농민 계급이나 지주 계급은 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봉건시대부터 존재해온 농민 계급이나 지주 계급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 그러면, 영세자영업자와 같은 중간계급은 뭔가? 이렇게 질문들이 연이어 산출되죠. 그 질문들에 관한 답변 중 하나가 계급 양극화와 같은 테제예요. 사회의 다양한 계급은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이라는 두 극으로 분해된다는 답이죠.

 

그런데 이러한 답변은 이후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그 역사에서 또 다른 질문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가령, 아직 자본주의적 계급 분해, 즉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으로 계급 분해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혁명이라는 질문이 그것이죠. 20세기 초반, 러시아의 레닌이나 이탈리아의 그람시가 던진 질문이죠. 레닌이 제시한 통일전선전술이나 그람시의 민족적-인민적 의지의 형성 전략 같은 것이 그런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시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죠.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문제계는 항상 답변을 초과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리 답해도 새로운 질문들이 만들어지게 되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러한 질문->답변->새로운 답변->질문...의 과정은 마르크스로부터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에 이르기까지 계속됩니다. 마르크스주의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런 관점이 변증법과 관련이 있다는 걸 눈치 채셨을 터인데, 그 문제는 강의 때 좀 더 이야기하기로 하죠.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야 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마르크스(주의)의 문제계라고 한다면, 그 문제계의 마르크스(주의)적인 경계가 있다는 거예요. 아무리 새로운 질문과 새로운 답변이라도 마르크스주의적인 것의 경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그 질문과 답변은 마르크스주의적인 것이 되겠죠. 새로운 질문은 새로운 답변을 만들지만, 그 새로운 질문과 답변이 여전히 마르크스적인 것 혹은 마르크스주의라고 규정될 수 있으려면, 질문들을 한정하고 그에 대한 답변의 방식을 규제하는 일정한 질서를 벗어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가령, 계급 없는 사회라는 문제에 대해서 착한 마음을 갖고 소유를 나누자, 그렇다면 어떻게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소유를 나누게 하기 위해서 도덕성을 어떻게 함양할 것인가 등은 마르크스적인 문제계에서는 성립불가능한 답변과 질문인 거죠.

 

, 문제계를 통해서 마르크스를 읽겠다는 것은 마르크스의 이론, 혹은 개념들이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인지, 그러한 답변으로서 제출된 이론과 개념들이 또다시 어떤 새로운 문제를 산출하고 그로부터 또 어떤 답변과 다른 질문을 만들어내는지를 마르크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마르크스 이후의 마르크스주의 역사를 참조하면서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사유를 추동하는 문제들의 장, 질문의 틀들을 살펴보겠다는 거죠.

 

 


Q2. 강좌소개에서 오늘날 마르크스가 지속적으로 소환되는 건, 그가 제시한 질문이 가진 힘 때문이라고 하셨잖아요. 오히려 답을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거 같은데, 왜 답보다 그의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미 첫 번째 질문에서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아요.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마르크스의 이론, 혹은 마르크스주의는 종교가 아니라는 거예요. 이는 마르크스의 이론이 해방된 세계를 위한 유일한 이론이라거나 그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한 답변이라거나 혹은 수정되거나 업데이트될 필요가 없는 완전한 이론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는 마치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성서를 읽는 태도와 비슷하죠. 마르크스주의의 신학화가 발생한다는 이야기예요. 마르크스의 이론은 일점일획도 틀린 것이 없다는.... 그리고 이런 방식은 마르크스를 그의 답변들, 즉 토대와 상부구조로 이루어진 사회구성체론, 허위의식으로서 이데올로기 이론 등을 확정된 진리로 이해하는 태도와 결부되어 있죠.

 

마르크스의 답변보다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은 마르크스의 답변을 확정된 진리가 아니라 질문에 대한 잠정적 해결책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질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죠.

 


 

Q3.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가장 날카롭게 비판한 학자인 만큼 정말 다방면의 문제를 제기했을 텐데요. 이번 강좌에서는 어떤 질문들에 주목하려고 하나요? 그 질문들이 왜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고 보시나요?

 

A. 우선,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강의는 마르크스의 현재적 유효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는 거예요. 물론 마르크스를 통해서 동시대 자본주의 문제, 예를 들어 플랫폼 노동, AI, 혐오의 정념 등등의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가능하겠죠. 하지만 이번 강의의 관심사는 그런 현실 분석적, 혹은 직접적으로 실천적인 문제들은 아니에요.

 

저는 마르크스의 문제계를 이루는 핵심적 질문이 해방과 억압의 조건들, 그 조건들의 역사 곧 변화라고 생각해요. 억압과 해방의 조건은 또한 다양한 요소들을 관련짓는 관계의 문제에 의해 관통되고 있고요. 저는 이 질문들이 역사유물론이라는 이론으로 집약되어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강의에서 조건들의 역사적 변화에 관한 이론으로서 역사유물론의 질문들을 지속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Q4. 마지막으로 이번 강좌에서 마르크스의 텍스트들을 폭넓게 다루는데요.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닐 거 같아요. 그리고 마르크스가 자신의 질문을 만들어낸 시대적 정황도 복잡할 거 같고요. 혹시 이해를 돕기 위해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을까요?

 

A. 우선 가볍게 마르크스의 전기를 읽어보시길 권해 드려요. 저는 프란시스 윈이 쓴 마르크스 평전(2001, 정영목 역, 푸른숲)을 추천하고 싶고요. 마르크스의 사유가 어떻게 전개(develope)되는지를 좀 더 이론적으로 살펴보는 데에는 미카엘 뢰비, 임마누엘 르노, 제르르 뒤메닐이 함께 쓴 마르크스를 읽자(2020, 나름북스)가 좋을 거 같네요. 배세진, 황재민, 김덕민 등 젊은 연구자들이 함께 번역한 책인데 번역도 좋더군요. 저도 이번 강의를 준비하면서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좀 두꺼워서 부담스러우시면, 피터 오스본이 쓴 하우 투 리드 마르크스(2007, 고병권, 조원광 역, 웅진지식하우스)도 추천할 만해요. 마르크스의 주요 저작을 오스본의 문제의식에 따라(, 시기적 순서가 아니라) 배열하면서 독해해가는 책이라, 독서의 즐거움이 있어요.

   

 

*강사: 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으로, <인권과 인권들>(제8회 일곡유인호 학술상 수상작)과 <군주론, 운명을 넘어서는 역량의 정치학>을 썼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의방식

강의는 각 강좌에 제시된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이 주제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수강하시는 분들은 매 강좌별로 제시된 마르크스의 텍스트를 읽고 오시기를 부탁드립니다강좌는 해당 텍스트를 포함하여 그 텍스트들과 마르크스의 다른 저술들그리고 그 주제가 이후 마르크스주의 사상사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전환되는지를 함게 살펴볼 것입니다. 




3. 강의정보 


*일시: 7월 8일 – 8월 26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 7월 중 1회 휴강(추후 공지)

*장소: 온라인 강의 / 신청하신 분들께 ZOOM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정원: 30명 

*회비:15만원 / 입금계좌: 우리은행 1002-038-969995 (예금주: 박기형)

강의 시작 후 회비 환불이 어렵습니다.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프로그램 회비는 연구자들의 재생산과 연구실 유지에 사용됩니다. 함께 공부하는 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4. 신청링크

아래 구글독스 링크에서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http://bit.ly/문제계로읽는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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