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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프로포절 올립니다.2019-01-25 14: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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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페미니즘이론학교_길혜민_프로포절.hwp (33.5KB)

길혜민

 

젠더 재현 비평에 있어서의 난점 –주디스 버틀러와 테레사 드 로레티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본 논문은 젠더를 재현하기에 대해 비평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난점이 존재함을 이론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주디스 버틀러의 ‘수행성’과 테레사 드 로레티스의 ‘스페이스 오프’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페미니즘 비평이 이성애적 매트릭스를 전제로 하며 ‘여성’ 재현을 비판하지만 동시에 대항적으로 ‘~ 여성’만들기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질문할 것이다. 


  페미니즘 비평은 이성애적 매트릭스 안에서 사회·문화·예술의 젠더 재현에 대한 논의에 개입하고 비판했다. 바람직한 이성애적 모델을 특정하여 만들고 그것을 이상화 하여 반복적으로 생산하려는 이성애에 기반한 재현방식이 주된 비판의 대상이었다. 이성애적 젠더 모델을 비판하면서 여성(특히 신체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폭력적 재현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행해졌던 논의는 비판적 인식가능성의 장을 넓힌 페미니즘 운동의 자랑스러운 성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성애적 젠더 모델과 재현에 대한 “페미니즘 비평은 남성적 의미화 경제의 전체화된 주장”에 브레이크를 걸고 비평과 인식의 길을 새롭게 갈라내는 작업을 해야했기에 “페미니즘 전체화 동향”에 가까워야만 하는 전략도 필요했다. 주디스 버틀러는 이를 “적을 단일한 형태로 규명하려는 노력”이라고 하며, 오히려 이러한 과정이 “억압자의 전략을 무비판적으로 모방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페미니즘 비평이 이성애적 매트릭스 안에서의 젠더 재현을 비판하기는 이성애적 매트릭스 라는 전제를 실체화할 때 유효하다. 인식 가능한 것을 만들어내는 인식의 매트릭스이자 자연스러운 문화적 구성물로 기능하고 있는 전제를 가리키고 의심할 단서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평이 수행하는 건 비판과 함께 담론을 반복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자연적이고 고정된 역할이나 정체성이 없음을 비판하기 위해 ‘여성’에 대한 재현을 문제삼는다고 할 때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새로운 ‘여성’이라거나 ‘~이 아닌 여성’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이라는 범주와 이상화에 대한 페미니즘적 젠더 비평이 목표로 삼은 것은 ‘여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나 새로운 ‘여성’모델 찾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은 ‘여성’에 대한 비판적인 범주화와 그것을 조건짓는 담론의 지형이 되는 것 같다.


  법이 인정하는 것만이 인식 가능한 것이 된다. 즉,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인식할 수 있는 것이며 동시에 법 안에 있는 것이라는 말도 된다. 마찬가지로 비평도 인식 가능한 ‘법’ 안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비평이란 법 안에서 수행할 수 있는 언어적 행위이다. 만약 여기에서 인식적인 한계를 해방하거나, 전복적인 세계관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쉽게 희망을 걸 수도 있다면 그건 조건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페미니즘 비평이 이성애적 매트릭스, 남근 로고스 중심주의, 본질의 형이상학 등을 비판적 개념으로 만들고 비평의 도구로 삼을 때에는 이 구조가 기능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했다. 따라서 이 노력이 담론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문화적 서사를 다시 쓰며, 관점을 다른 곳으로부터의 조건을 새롭게 정의하기까지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재현된 ‘젠더’ 또는 ‘여성’ 등은 어디까지 법 바깥으로의 영역을 확장하여 인식장이 달라지게 만들었는지 질문해볼 수 있다. 그것이 ‘~이 아닌 여성’만을 만들고 오히려 페미니즘 논의가 ‘여성’만들기에 접착되지는 않았는지 질문해야 할 것이다.



  테레사 드 로레티스는 젠더는 재현되면서 구성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구성이 페미니즘적으로 유용한지에 대해 고민하며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생산했지만 담론의 사각지대에서 재현으로서 인지될 수 없는 것들을 다루기 위해 ‘스페이스 오프’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영화 용어인 ‘스페이스 오프’는 프레임 안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프레임을 근거로 추론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성애적 매트릭스를 비판하면서도 페미니즘 비평이 ‘~이 아닌 여성’이나 새로운 ‘여성’(들)을 만들어내는 반복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서 ‘스페이스 오프’라는 용어는 인식론적인 확장성이나 전환점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해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페이스 오프’가 버틀러가 말한 법과의 수행성의 상관성과 비교하며 이 개념이 바깥에 해당하는 부분을 드러낼 수 있는지가 타진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스페이스 오프’는 이성애적 매트릭스(또는 법) 안에서만 논의될 수밖에는 없는 난점에 다시 봉착할 수밖에 없는지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 






참고문헌


주디스 버틀러, 『젠더트러블』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

                          『혐오발언』


테레사 드 로레티스, 「젠더의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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