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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7주차 쪽글] 법 이전으로 갈 수 없음2018-11-16 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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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틀러는 성별의 구성은 기원적으로 가부장적 기원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연한 구성에 의한 것이라며 구조주의가 기록한 가부장제의 역사를 의문시한다.

구조주의 자장 안에서는 물질로서의 섹스, 혹은 문화적 의미화 도구로서의 섹스 개념은 담론적인 구성물일 뿐이며,

자연에 대한 담론적 생산, 문화의 확고한 기반은 자연을 유일한 것으로 그리고 담론 이전에 오는 것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위에서 전개되는 (문화-자연)이원론은 구조주의의 틀이 가진 한계이다.

뿐만 아니라 후기 구조주의에서도 이성애라는 강제적이고 생산적인 배제의 관행이 전제되어 있음을 버틀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조주의 담론에서 부계중심사회의 근간이 되는 여성 교환서술은 성별화 구조를 보편성과 완전성을 갖춘 것으로 전제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친족관계에서 관계어로 작동하는 여성의 위치를 발견하고, 그것이 친족을 이루는 보편성인 것으로 삼아 문화구조를 전체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구조주의에 의해서 발견되는 남성에 의한 여성 교환구조는 이리가레가 지적한 것과 같이 동성사회적욕망에 기반한 금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조주의의 담론은 이미 전제된 것으로서의 이성애를 설명하기 위해 남녀간의 비상호성 문화의 필연성을 설명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성차의 생산에 대한 설명력은 부족하다.

이를테면 욕망은 어떻게 이성애 남성의 특권으로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이성애와 남성성의 성적 작동원인을 자연의 섭리로 귀속시키지 않는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주의가 포착한 교환관계에 대한 후기구조주의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


   후기 구조주의는 구조주의가 기원 또는 자연으로 표현한 필연성의 자리를 법으로 바꿔 적용하여 어떤 경로를 통해 존재가 가부장제 안에서 성차를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가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라캉은 팔루스과 팔루스 가짐을 통해서 남성적 욕망의 타자가 되거나 남성이 되는 과정을 설명했는데 여기에서 팔루스으로써 남성 주체를 위한 존재로 보여지기 위해(욕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여성은 가면을 쓴다. 그리고 그 가면은 여성의 욕망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여성적 욕망이 존재함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리가레는 가면남성의 욕망에 참여하기 위해 여성들이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이 성별화와 욕망을 설명하는 과정은 먼저 전제된 남성성에 대한 타자로 존재하는 여성성에 대한 논의라고 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성애에 대한 전제에 기반할 때에만 성적 정체성을 얻을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 같다.

만약 여성 동성애가 발생한다면 여성이 사랑에 실패하여(거절) 발생한 우울증적 합체의 현상이라고 라캉은 말한다.

이는 버틀러가 보기에 레즈비언 섹슈얼리티를 섹슈얼리티 자체의 거부로 받아들이는 이성애적이고 남성적인 관찰 방식이다.

리비어는 동성애 남성과 가면 쓴 여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가면 쓴 여성은 자신이 가진 남성성때문에 남성으로부터 공격당하지 않기 위해서 여성성의 가면을 쓴다.

여기에 여성의 성적 욕망의 자리는 없으며, 가면의 논리는 분노를 숨기고 있다.

남성과의 공공 담론에 참여하려고 했던 여성의 가면쓰기는 동성애적 남성이 동성애적 성향을 들키지 않으려고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는 것과 같은

남성 간-섹슈얼리티를 가리킨다. 여성성과 남성성의 공존이 전제되어 있는 젠더화, 즉 심리적 근원으로 놓였다가 후에 억압된다고 표현되는 양성애

모든 담론에 선행하는 담론적 생산물이다.

이 생산물은 규범적 이성애 매트릭스를 통해 발생한다.



   라캉이 담론 이전의 것은 불가능성이라고 하며 법은 금지하는 동시에 생산적인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을 때 섹슈얼리티를 만드는 이분법적 규제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법이 금지하면서 알려주는 것은 회복할 수 없는 쾌락, 그리고 그것은 정체성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라캉의 이론을 통해서 우리는 실패를 보장하는 법의 구성과 그것의 권력이 자기부정의 덫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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