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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9주차 쪽글] <결국은 카메라 옵스큐라: 빛으로 쓴 인종차별> 조나단 벨러2019-11-29 17: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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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와 사진의 변증법

이은지


조나단 벨러는 카메라라는 광학 장치가 인종주의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백인성과 흑인성을 구성하는 것이 사진의 역학에 의해 매개된다면, (…) 사진의 구성은 백인성과 흑인성의 역학에 의해 매개된다.’(1) 카메라가 단순히 기계적으로 발명된 것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 아래에서 문화적 특권을 가진 관찰자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사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에서 노예제도는 보충적인 것으로만 등장한다. ‘오직 노예제도의 인식론적 실종을 경유해서만, 모든 역사-경제적 벡터의 실종을 통해서만 노예제도와 사진 모두가 가능해지고 사진의 고유한 속성을 단순히 기술적 매체로만 보는 바르트의 사진에 대한 현상론적 설명이 가능해진다.’(5) 주체성을 잃고 사라진, 대상화된 노예의 신체가 바르트가 말하는 사진의 본질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 자체가 인종적 형성임을 보여주는 연구들은 사진의 본질에 관한 이런 입장이 수십 인종차별주의를 부인해 것을 드러내 준다. 


헤리엇 제이콥스의 <린다 브렌트 이야기: 어느 흑인 노예의 자서전> 흑인과 여성으로 객체화 되었던 제이콥스가 생존을 위해 다락방 안으로 사라져서 작은 구멍-카메라 옵스큐라-으로 자신의 아이들과 바깥 세계를 관찰하고, 이에 대해 기록함으로서 주체성을 보존한 사례를 보여준다. 사진에 포획된 이미지로서 보이지 않던 존재들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시각성의 역사는 인종차별, 여성차별, 상품화의 교차하는 역할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완전히 다시 쓰여야 한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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