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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주차 쪽글2019-03-27 15: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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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지즈코 선생의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1~5장은 신자유주의 일본 사회에서 여성의 차별과 억압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를 다루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표면적으로는 이전 체제와 단절을 꾀하며 기회의 평등을 내세웠지만, 정작 여성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했거나 악화시킨 것이라는 것이 우에노 선생의 주장으로 보인다.

가정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남성 노동자들, 그리고 한 걸음만 집 밖을 나서면 혼자가 될 수 있는 남성들과 대등한경쟁에 참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여성의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었다. (중략) 요컨대 남자와 같은 경쟁을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남성에게 유리한 룰 아래에서 하는 경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1]

물론 신자유주의 개혁은 기득권 집단을 둘로 나누는 역할[2]을 했기에 남성 역시 니트나 프리터로 심심찮게 전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생리휴가가 멋대로 쉬고 싶을 때 이용되고 있다는 네거티브 캠페인[3], “성희롱 대책을 위한 연수에서 성희롱을 당하지 않기 위해라는 주제로 여성 사원들이 수강하는 것[4], “혼외자에 대한 지원은 하려고 하지 않이혼한 모자가정에 대해서도 무척 냉담[5]한 것도 오직 여성에게 국한된 현재진행형 문제들이다. 하지만 다수의 여성이 겪고 있는 이 문제들은 도쿄대학 출신도 노숙자가 될 수 있는 시대라는 문구가 소리치고 있는 고학력 남성들 사이의 격차[6] 앞에서 묵살된다. 부조리의 근원은 이러한 양상에서 남성에게 유리한 룰로 좁혀지는 것이다.

본 저서는 일본 사회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라고 그 내용이 퇴색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상술한 일본 사회의 여성차별은 한국 사회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근 몇 달간 벌어진 극적인 사건들은 그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일본에 존재하는 여성차별의 결과물일본의 여아선호[7]가 나타났다는 충격적인 분석은 감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정도 사회의 왜곡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막막하기까지 하다. 우에노 선생 본인의 말을 빌려 이 글을 맺겠다.

과도할 만큼 솔직한 결론 앞에 암담한 심정이 느껴지는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8]



[1] 우에노 지즈코,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박미옥 역, 챕터하우스, 2018, pp. 52

[2] 위의 책, p. 33

[3] 위의 책, p. 49

[4] 위의 책, p. 69

[5] 위의 책, p. 118

[6] 위의 책, p. 89

[7] 위의 책, p. 160

[8] 위의 책, p.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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