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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7주차 쪽글] 관용 2장 요약문 : '계보학'을 중심으로2019-05-12 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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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브라운의 관용은 동일성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평등과 차이에 의한 관용이 자유민주주의 하에서 함께 작동한다는 것에 착안한다. 그리하여 형식적 평등을 누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관용이 필요하거나 해야 하는 주체로 구성된다는 것을 계보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밝히고 있다. 관용의 기원으로서의 종교 및 양심에 대한 관용에서부터 최근의 정체성에 대한 관용까지 그 역사적 구성을 분석하여 자유주의 통치성의 한 요소로서의 관용을 드러낸다.

 

정치적 관용이 정치적 수용의 원인으로서 공동체 내부의 타자에 대한 적대적 배제가 공동체 자체의 해체로 결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나아가 세계시민주의적 수용으로 전진하게 하는 중간 지점이 될 것이라는 통상적 의견에 대해 웬디 브라운은 두 가지 점을 지적한다. 첫째, 이 생각이 역사가 보편적 평등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는 진보적 역사관”(63)에 토대한다는 것과, 둘째, “관용과 평등이 동시에 작동하는 현실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못한다”(같은 쪽)는 것이다. 원인 안에 모든 것이 이미 주어져 있어서 시간의 진행에 따라 정해진 결과가 필연적으로 성취될 것이라는 시간관은 종교개혁 시기부터 사용된 관용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계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 설득력이 없으며, 더욱이 인민의 자기 지배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의 기반이 되는 언어로서 평등이나 자유가 이미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왜 그것을 보충하는 언어가 또 필요하냐는 것이다. 관용이 과연 더 나은 세계로 향하는 관문인 것인지, 오히려 현재가 아닌 다른 대안의 도래를 방해하는 끝없는 지연인지 묻는다.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브라운은 관용이 특정한 관계 속에 놓인 담론적 실천”(66)이며 따라서 관용 담론의 역사를 계보학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관용의 형식 즉, “관용과 권력의 다양한 결합 형태를 이해하고, 오늘날 관용이 행하는 정당화 작업의 정도와 범위를 파악”(같은 쪽)하려 한다.

 

브라운에 따르면 통치 원리로서의 관용이 처음 등장한 것은 르네상스 시기였지만 지금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자유주의적 관용의 등장은 종교개혁 시기이다. 대중적으로 관용의 원리를 정식화한 사람은 존 로크이다. 그는 종교적 믿음과 도덕적 가치를 공적 담론의 영역인 정치에서 분리하여 개인화한다. 이러한 정식화는 정치권력과 인민 두 부분에 변화를 가져온다. “정치권력은 이제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기반과 분리되어,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고”(70) 인민들의 정치적인 삶은 개인적인 것으로서 정치적 행위 기반인 집단이라는 공동체의 한 속성은 축소되었다.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정치, 사회, 경제적 삶의 구조와 상관이 없고 기존의 인식론적 권위에 대해 도전하지 않는 경우”(69)에 한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자유주의적 관용은 주권 권력의 관점에서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실용적 해결책으로 받아들여졌다.”(70)

 

이와 같은 로크식의 관용 모델한편으로 헤게모니 집단이 하위 공동체를 승인하는 방식의 관용”(72) 즉 국가가 소수 종교 공동체의 종속적 위치를 표지하고 여러 형태의 제한을 가하기는 했지만, 이들 공동체의 존재 자체는 허락”(72)하는 개인보다는 집단에 기반 한 관용 ”(같은 쪽)도 한 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종교를 근본적으로 개인화함으로써 프로테스탄트 정신과의 친화력을 확보한 로크식의 관용 모델에 점차 밀려나게 되었다.”(같은 쪽) 하지만 근대 국가의 확립을 위해 초기에 행해진 종교나 양심의 자유에 대한 관용이 오늘날 종족, 인종, 민족, 섹슈얼리티 등의 분야로 그 대상이 확대되면서 집단적 관용 모델이 변형 회귀되어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용의 대상이 믿음의 문제에서 정체성의 문제로 변화했다는 사실, 그리고 관용이 주권 권력의 한 요소였다가 통치성의 요소로 변화”(76)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종교 및 양심의 자유라는 평등 개념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던 관용이, 형식적 평등이 이미 확립된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자유주의적 평등의 복잡한 대리보충”(74)으로서 드러난다.

 

브라운은 평등과 그것의 대리보충으로서의 관용이 함께 작동하는 현실을 푸코의 통치 이성 비판과 데리다의 대리보충을 가져와 분석해낸다. 자유주의적 관용은 자유주의 체제 하의 형식적 평등이 재현해내지 못하는 부분들이 공동체를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날 때, 이것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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