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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주차 쪽글] 노력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2019-04-05 16: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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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쪽글, 노력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우에노 지즈코는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통해 지난 40년간 일본의 신자유주의 변화 속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과 문제들을 소개하면서, ‘노력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명제에 가려진 구조적인 한계를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참가조차 할 수 없었던 경쟁의 게임에 남자와 같이 입장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제공받은 여성들은, 본인의 선택으로 경쟁에 참여하여 노력을 통해 승자가 되어 적절한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원리를 철저히 주입받는다. 그러나 얼핏 공정하게 보이는 경쟁의 게임은 압도적으로 남자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있다. 공정하지 않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몇 배의 노력을 요구당하고, 승리하지 못한 대다수의 패자들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패자임을 용인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172)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은 기회의 균등이지 남녀의 평등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 “이 경쟁의 게임은 압도적으로 남자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것이라 여자는 패배할 확률이 매우 높다. 가정 책임이라는 핸디캡도 없고 집에 가면 주부인 아내가 온갖 시중을 들어주는, 그래서 모든 생활을 일에 쏟아부을 수 있는 남자가 당연히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172)

 

신자유주의 개혁이 만든 경쟁의 게임은 분명 공정하지 않지만, 어떤 여성들에게는 지금까지 얻지 못했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공정하지 않은 게임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여성은 가츠마가 말한것처럼 여자는 이류노동자로밖에 취급받지 못하니 그런 각오로 살아남은 사람들이고, 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185) 나아가 아무리 남자와 같은 성과를 내더라도 냉정한 기업조직의 성차별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171)

 

한편 특별한 자원을 갖지 못한 대다수의 여성들은 신자유주의 개혁아래에서 노동조건이 현저히 열악해진 상황에 놓인다. (250) 엄격한 선발이라는 좁은 문을 힘겹게 뚫고 나오지 못한 사람은 패자가 되어 우승열패, 자기결정, 자기 책임이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원리를 고스란히 적용받는다. 그래서 종합직이 아닌 일반직을 선택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도 여성차별에는 더 이상 고발조차 할 수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308), 모든 원인을 자기 책임으로 귀속시키며 스스로를 꾸짖었다. (178) “하지만 우리는 왜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그 경쟁의 룰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이 경쟁에서 여성은 애초 핸디캡을 안고서 출발선에 서 있으며 결국은 패배할 운명에 놓인 것은 아닌가? 이렇게 불리한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의 결과를 자기책임이라고 착각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310)

신자유주의 개혁은 분명 여성의 삶에 지금까지 손에 넣지 못했던 다양한 선택지를 주었지만, 불공정한 경쟁의 룰 속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을 노동시장의 완충제역할을 하는 일회용 노동자로 만들기도 했다.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노력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책의 제목은 노력만으로는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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