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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주차 쪽글 : 여성들은 어떻게 함께 싸울 수 있을까ㅠㅠ2019-04-05 16: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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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쪽글

여성들은 어떻게 함께 싸울 수 있을까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6-12장은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여성 노동자들의 실태와 격차, 딸들의 달라진 위치와 엄마와의 관계, 남성 패자와 그들의 여성 혐오의 심화, 기업과 국가 차원의 성차별, 그리고 이러한 극심한 생존 위기의 상황으로 몰린 여성들(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한 저자의 의견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장들은 20대 중반의 여성으로서 신자유주의 성차별 사회를 살아가고 있기에 굉장히 공감이 가고 인상적인 부분들도 있었지만, 해결 과정과 대안 부분으로 가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6장의 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딸이 엄마의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 그러나 아들과 엄마, 아빠 사이의 관계와는 다른 비틀린 무언가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딸에 대한 어머니의 소유욕과 지배욕, 엄마를 실은 죽이고 싶다고 말할 만큼 힘들어하는 딸들의 이중부담, 여전히 돌보는 성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와 딸, 그리고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 모녀 관계(특히 182-186p.)에 대한 우에노의 묘사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7,8장의 신자유주의 경쟁에서 패한 남성들에 대한 묘사에서는 그러한 남성들이 저항을 위해 뭉치거나 스스로와 타인을 돌보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 도피, 중독, 폭발에 이르는 성찰 없는 은둔형 외톨이 혹은 사회적 약자에게 모든 분노를 돌리는, 특히 여성 공격에 열을 올리는 반동 집단이 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들의 정체와 특성, 수법은 한국의 그남들과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는데, 특히 이러한 특성을 가진 청년 남성층의 냉소적인 태도에 대해서 더 얘기해 보고 싶다. 이러한 냉소성은 sns 등의 디지털 환경에서 더 극대화되는 거 같은데, 냉소성이 그 어떠한 사회적 저항도 무마할 만큼 강한 힘이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 더 논의해보고 싶다.


12장에서는 제일 기대했던 해결 방안과 대안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국가적 차원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육아, 돌봄의 사회화’, 기업 대신 국가가 사회보장을 책임지는 고용유연형 사회보장이 제시되었고, 기업의 차원에서는 모든 성차별적이고 불합리한 제도를 폐지하고 능력에 기반을 둔 공정한 채용, 노동자에게 유리한 노동의 유연화 등의 근본적인 조직구조와 인사제도 변화가 제시되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근대가 요구해온 전문화가 아닌, 다양한 삶의 기반을 둔 탈전문화된 노동자로서 유니온 등의 수평적인 조직 안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꾸리는 삶에 대해 얘기한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성공한소수의 여성의 삶도, ‘실패한다수의 여성의 삶도 녹록하지 않다. 딸의 탄생부터 교육, 취직, 결혼, 이후의 일생에 이르기까지를 쭉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해결 방안과 대안으로 가서는 조금 허무해진 감이 있다. 지즈코는 책 내내 신자유주의가 여성 간의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고 그래서 여성들이 서로 힘을 합쳐 신자유주의를 이겨내지 못하고(이것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통치성 하에 있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문제겠지만) 있다고 하였지만, 마지막 장에서 어떻게 여성들이 함께 싸울 수 있는지, 여성 운동이 달라진 환경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서술하고 있지 않다. 지즈코도 지적하듯이 국가와 기업 차원의 해결 방안은 오래 전부터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서 제시되어 왔지만 국가와 기업과 기득권 남성들은 이것에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다. 결국 극심한 반동과 저항을 뚫어 낼 강력한 여성 운동이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별 제안이 없어서 결국은 책 뒷 표지의 어디서든 어떻게든 꿋꿋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가 결론인 것처럼 되어버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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