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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8주차 쪽글] ‘낯설게 하기’이론의 성찰성이 물신화 되어 돌아올 때2019-11-22 15: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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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성/반영성이 포르노가 될 때: 모더니즘 이론 실천의 변형」쪽글





브레히트의 서사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극과는 달리 이야기의 낯설게 하기라는 방식으로 극의 흐름을 끊어 조건들을 들춰낼 수 있게 했다(벤야민의 설명에 따르면). ‘낯설게 하기의 효과로 얻어지는 이야기와 그 조건에 대한 성찰성은 관객이 사건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질의와 비판의 태도를 채택하도록하는 모더니즘의 이론의 특징이다. 이로써 관객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의 일관된 관계를 전제하는 환영주의를 구멍 내어 드라마의 감정적 효과를 탈-감각화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하려는 무대극의 기법을 경험하게 된다. 무대극에 적용되는 이 모더니즘의 기법은 영화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대극에 적용되는 브레히트의 이론은 영화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극의 구성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바르트가 언급한 타블로에 대한 이해를 전유해야 할 것이다. “지적이며, 그것은 말할 수 있는 무언가(도덕적, 사회적인 것)를 갖고 있지만, 또한 이 작업이 어떻게 행해졌는지를 알릴 수 있는 타블로는 흐르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기존의 상황을 포착하도록 한다. 타블로의 이러한 기능은 낯설게 하기의 효과와 같아보인다. 이것은 드라마라는 장르를 초과하는 연극적 생산성의 비전이 브레히트의 기법을 통해서 통합되는 것이다. 이 장면은 성찰성이라고 불릴 수 있다. (기존의 드라마라는 서사가 있고 이것의 흐름을 끊는 기법이 타블로라고 하면 이는 서로 다른 매체가 성찰성을 유발한다는 것 같다)

성찰성은 이제부터 물질화(상호매개된 무대화)를 통해서 나타날 수 있다. 브레히트의 서사극이 유발하는 사유는 무대화를 통해 외연화된다. 그것은 서사를 분해하고, 사유로 인하여 분해된 것을 떨어뜨려 놓고 외연화되는 것이다. 더 설명하자면 물질화는 공간화로 표현될 수 있는데 이것은 서사가 끊어진 자리에 공간이 생기는 것이며 그것은 연속체에 생긴 간격, -일치의 영역을 삽입하는 것이고 따라서 친숙한 외부인의 관점을 의도적으로 이식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저자는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가 동시대 비평 이론을 검토하는 데에 성찰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에서의 탈신비화, 마슈레의 문학비평에서의 거리와 분리, 그리고 로라 멀비가 제시한 여성적 전통적 역할을 낯설게 하기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시대 이론에 큰 영향을 준 브레히트의 이론은 성찰성을 전유한 정동으로서 공감과 동일시를 철회하게 한다. 이로써 신비화와 망상을 벗기는 이론의 작업이 나타날 수 있었다.

성찰성의 영향으로 예술은 신비화를 벗기고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되었지만 오히려 '날 것'의 폭력이라는 역전이 일어나게 되었다. 쉬클로프스키의 날 것으로 있기와 같은 개념에는 브레히트의 소격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폭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폭력을 날 것 그대로 재현할 때, 그것은 포르노적인 경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있는 그대로 발가벗긴다는 모더니즘 이후의 이론의 경향은 동시대 예술가의 손에서 노출주의/전시주의의 폭력으로 현상되었다. 서사극이 전제하고 있었던, 다시 말하자면 이야기가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폭로하는 서사극의 소격효과는 날 것으로 물신화되어 다시 폭력이 되어 돌아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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