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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3주차 쪽글-이은지] 『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 디지털 주쳬와 문학 텍스트』 2019-10-18 16: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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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 디지털 주쳬와 문학 텍스트』 

N. 캐서린 헤일스 지음, 이경란‧송은주 옮김, 아카넷


이은지


N. 케서린 헤일스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의 제목 ‘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를 설명하며 인간과 지능형 기계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때는 사람을 지칭했지만 이제는 기계를 뜻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이 단어를 친족 어머니 앞에 붙여 사용했을 때 받게 되는 충격을 통해, 컴퓨터 기술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게 생활과 뒤엉켜있는 21세기의 상황 속에서 코드와 언어를 이해하는 방식을 새롭게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가는 『글쓰는 기계』,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에서 이 책으로 나아오면서 정보의 세계와 인간의 생활을 분리되고 병치된 것으로 더 이상 설명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코드와 언어, 디지털 매체와 말하기·글쓰기 같은 매체가 서로 뒤섞여 상호작용하게 됨을 설명한다.

작가는 시뮬레이션과 문학적 텍스트가 형성되는 기술적 기능 방식(만들기–저장하기–전송하기)을 따라 디지털 주체와 문학 텍스트의 관계를 분석해간다. 주위 세계를 이해하는 자원으로서 디지털 주체와 함께 문학 텍스트를 가져온 이유에 대해서는 문학 텍스트가 가상세계를 창조함으로서 시뮬레이션처럼 기능하면서도 계산이 아닌 내러티브를 본질적 요소로 하여 시뮬레이션과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언어와 코드의 유사성과 대조, 인간 생활세계와 비인간 세계 사이의 변증법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먼저 언어와 코드를 비교하면서 말하기와 글쓰기가 코드와 어떻게 비교될 수 있고 같거나 다른지 설명한다. 코드는 소쉬르의 기호학,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가 보여주는 의미에 대한 전통적 생각이 적용되지 않는 체계이다. 그러나 작가는 코드로 인해 말하기와 글쓰기 같은 이전 체계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해나간다고 이야기하는데, 3장에서는 세 편의 소설을 통해 언어와 코드가 뒤섞이며 순환되는 상호매개의 과정을 보여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주체성에 대한 영향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계산적 프로세스를 통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인간 의식과 프로그램의 모습들을 문학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서로 역동적으로 관여하는 만들기-저장하기-전송하기라는 기술적 기능들 안에서 코드의 세계관과 말하기·글쓰기의 세계관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밀접한 관련 속에 뒤엉키며 상호매개된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능 기계들과 인간이 맺는 복잡한 상호성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이해의 틀들을 연구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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