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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프로포절]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 2019-01-18 16: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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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버틀러의수행성개념_프로포절.hwp (17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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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8./페미니즘 이론학교 프로포절/지훈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

버틀러의 수행성 개념에서 지연의 문제

 


중심문장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은 지연이다.

*규범의 지속과 이로부터의 해방은 모두 지연의 시간성으로부터 온다.

 

개요

이 논문은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을 탐구하려는 시도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에서 (젠더) 규범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수행성을 개념화하면서, 규범을 선험적인 구조가 아닌 반복적인 실천의 집적으로 규명한 바 있다. 이처럼 규범을 반복적인 실천의 사후효과로 규정하면, 각각의 실천들은 규범을 구성하는 하나의 항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규범으로부터 이탈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수행성을 실천의 반복으로만 정의했을 때 문제는 규범의 지배를 우연의 요소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반복적인 실천들은 규범으로부터 이탈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규범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는가? 특히나 규범의 주체에게 규범은 구성물임에도 불구하고 왜 마치 초시간적인 것처럼 작동하는가? 이를 풀기 위해서는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수행성은 젠더 트러블에서 제시된 이후로 오스틴, 부르디외, 데리다 등등 다양한 사상가들을 참고하며 정교화되는데, 그 중에서 시간성에 대한 아이디어는 데리다로부터 출발한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의 개정판 서문에서 수행성 개념이 데리다의 법 앞에서에서 착안을 얻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버틀러, 젠더 트러블, 54). 버틀러가 해석하는 데리다에 따르면 법의 힘은 직접적으로 현시되는 것이 아니라 늘 자신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자신의 등장이 지연된 채로 법적 주체에게 위력을 발휘한다(앞의 책, 55. 데리다, 문학의 행위, 267~270). 다시 말해 법의 힘은 지연을 통해 작동한다.


버틀러는 법과 마찬가지로 규범 또한 지연의 시간성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 규범은 (규범의) 주체에게 자신의 이상적인 상태가 현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연되는 형태로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젠더 규범에 따라 실천하는 주체들에게 이상적인 젠더는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이처럼 수행성을 지연의 시간성과 연관시켜서 설명했을 때의 장점은 규범이 구성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초시간적인 것처럼 주체에게 미치는 효과의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는데 있다.


더 나아가 수행성의 지연적 시간을 통해 규범에 저항적인 실천 또한 설명할 수 있다. 버틀러는 박탈에서 규범을 억압적으로 작동시키는 지연의 시간성만이 아니라, 해방적으로 개방시키는 시간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버틀러, 박탈, 208). 예컨대 미국 내에 불법 이주민들이 스페인어로 부르는 미국 국가는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점에서 민족국가혹은 시민의 규범이 적절히 수행된 것이 아니다. , 이들이 부르는 미국 국가는 실패한 수행문이다. 그러나 버틀러는 이러한 실천을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나 권력을 부여받지 못한 자들의 실패한 수행문으로 보지 않고, 현실을 해방적으로 개방하는 수행적 모순으로 명명하고 있다. 이러한 수행적 모순이 가능한 것도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이 지연이기 때문이다. 규범이 지연되는 방식으로 주체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규범이 재맥락화(혹은 재발명)될 수 있는 것도 규범이 현시되지 않고 지연되기 때문이다. 마치 억압이 초시간적인 것처럼 규범을 지속하며 주체를 억압되는 것처럼, 해방 또한 초시간적인 것처럼 주체의 실천을 개방한다. 따라서 버틀러에게 해방의 문제는 규범과 결부된 지연의 시간을 허상으로 폭로하거나 규범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연 속에서 규범을 가능하게 하는 반복적인 실천들을 재맥락화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결론적으로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인 지연 속에서 어떻게 억압적 계기와 해방적 계기가 착종되고 분기되는지를 살펴본다.


 

목차

1. 수행성 개념에서 시간적 형식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

*버틀러의 수행성 개념을 반복적 실천으로만 정의했을 때의 규범의 지속을 설명하기 어려움을 밝히며,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2. 데리다를 차용하는 버틀러의 지연적 시간성

*버틀러가 해석하는 데리다의 법 이론을 따라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이 지연임을 개념화한다.

 

3. 지연을 통해 규범을 지속하는 초시간적 시간성

*주체에게 미치는 규범의 지속 효과가 지연이 만들어내는 초시간적 시간성 속에 있음을 밝힌다.

 

4. 지연이 개방하는 해방적 시간성

*지연의 시간성을 통해 규범의 지속만이 아닌 재맥락화, 재발명이 가능함을 논한다.

 

5. 수행성의 시간적 형식

*지연이 만들어내는 시간성의 억압적 계기와 해방적 계기의 차이를 구분한다.

 


참고문헌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 조현준 옮김, 문학동네, 2008

혐오 발언 - 너와 나를 격분시키는 말 그리고 수행성의 정치학, 유민석 옮김, 알렙, 2016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 김윤상 옮김, 인간사랑, 2003

주디스 버틀러, 아테나 아타나시오우, 박탈 -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김응산 옮김, 자음과모음, 2016

주디스 버틀러, 가야트리 스피박,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 주해연 옮김, 산책자, 2008

 

자크 데리다, 문학의 행위, 정승훈·진주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법의 힘, 진태원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4

해체, 김보현 옮김, 문예출판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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