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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연구계획서] 장애여성, 교차하는 억압의 자리에서 힘기르기의 정치를 선언하다2019-06-27 15: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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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페미학교 텀피 프로포졀_몽사.hwp (18KB)

서교연페미니즘이론학교시즌02. 신자유주의와 교차성 페미니즘 텀페이퍼 프로포절.20190628

 

가제 : 장애여성, 교차하는 억압의 자리에서 힘기르기의 정치를 선언하다 장애여성공감 20주년 선언문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를 독해하는 하나의 방식

 

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우리가 스스로 요구하여 쟁취한 권리가 제도가 되었을 때,

제도가 요구하는 사람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 또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독립성은 그래서 늘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다.

운동의 독립성은 권리로서 법과 제도 마련을 위해서 싸우지만,

우리의 삶이 또 다른 사회적 규범화와 제도화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며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이다.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

 

문제의식


1.이 글은 위의 문장이 담겨 있는 장애여성공감(이하 공감)20주년 선언문,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를 교차성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독해하고자 한다. 이 독해는 기본적으로 장애여성의 권리를 박탈하는 억압의 교차성이 공감의 20주년 선언문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밝힐 것이다. 더불어 이렇게 교차하는 억압 속에서 장애여성의 급진적 정치가 어떻게 사유되는지를 저항의 교차성이라는 개념을 제안함으로써 해석해보고 이를 다시 힘 기르기의 정치라는 개념적 자장 안에 위치시킬 것이다.

 

2.공감은 1998년 창립된 인권단체이다. 공감은 장애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제되는 장애인의 권리요구만이 아니라 장애여성이라는 문제의식 속에서 출범한 단체이다. 즉 비장애인과 여성이라는 입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장애여성의 권리를 고민하며 투쟁하는 단체이다. 공감은 장애여성의 독립생활(Independent Life, IL)운동, 장애여성 문화운동, 교육운동, 그리고 장애여성연구라는 활동을 축으로 장애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구조에 대항하는 다양한 운동을 펼쳐왔다. 더불어 이 운동은 단지 전형적인 지배집단이나 억압세력에 대한 저항만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남성의 헤게모니가 관철되는 기존의 저항운동에 대한 비판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3.<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이하 <불구의 정치>)는 지난 20년간 공감이 수행해온 운동의 정신을 압축함과 동시에 앞으로 전개해갈 공감의 운동 방향을 펼쳐내는 문서이다. 이 선언문에서 국가와 사회는 정상성을 중심으로 불구의 존재들을 낙인찍어 그들을 차별하고 그들의 권리를 박탈해온 억압자로 나타난다.

 

불구의 존재들을 선별해온 국가는 정상적인 국민과 비정상적인 국민을 구분하며 불평등을 유지했다……법과 제도로 장애와 몸, 빈곤,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을 기반으로 한 차별을 양산하고 국민과 비국민에 대한 불평등과 억압을 조장해왔다. (<불구의 정치>)

 

이러한 차별, 불평등과 억압을 조장하는 국가와 사회에 의해 비정상적 존재들은 불구로 규정되어 왔다. 그 가운데 특히 장애여성들은 정상적 신체와는 다른 몸의 차이로 인해 불구화되었고 이 선언문은 말한다.

여기서 국가와 사회는 장애와 몸, 빈곤,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을 기반으로으로 비정상적 존재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억압자로 등장한다. 다시 말해 국가와 사회의 억압은 어느 한 계기에 의해서만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다양한 차별과 불평등의 계기가 교차되어 있는 억압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불구의 정치>에 나타난 억압자에 대한 인식을 콜린스가 제시한 지배 매트릭스의 개념을 통해 분석할 것이다.

 

4.장애여성이 경험하는 억압의 교차성은 그들의 몸이 갖는 독특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장애여성이 다른 이들과 갖는 몸의 차이장애여성의 경험과 위치의 근간이다. 장애여성의 몸은 비장애남성만이 아니라 비장애여성과도 장애남성과도 다르다. 이 차이가 장애여성이 당하는 차별 및 억압의 경험과 위치를 규정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선언문은 바로 그 차별과 억압의 조건이 그에 대한 저항과 도전의 조건이 된다고 주장한다. 사회와 국가는 온전하지 못한 기능이나 스스로 구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차별하고 배제하지만, 바로 거기에서 불구의 정치가 피어난다.”(<불구의 정치>)

그렇다면 불구의 정치란 어떤 정치인가? 그것은 일차적으로 정체성의 정치이다. 즉 장애여성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으로부터 시작되는 정체성의 권리를 위한 정치이다. 그래서 정체성의 정치를 <불구의 정치>는 부정하지 않는다. “여성, 장애인, 장애여성, 소수자 등 우리의 정체성에 기반한 운동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구의 정치>는 정체성을 상수, 혹은 고정불변의 항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사회적인 정의와 범주, 생물학적 정체성이 정치적 입장의 동일함을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체성이란 우리가 누구와 싸우고 연대하는가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즉 정체성이란 투쟁 속에서 연대와 접속을 통해 변이해가며, 공감을 바탕으로 구성되고 재구성되는 동적 과정의 이름이다. “이질적 존재들의 마주침과 뒤섞임, 흔들림 속에서 끝없는 질문과 토론이 공감을 가능케하며 이러한 공감, 서로 다른 존재들 사이의 마주침, 뒤섞임, 흔들림이 바로 불구의 정치를 시작하게 하는 힘이다.

이는 억압만이 아니라 저항이 또한 교차적임을 함축하는 문제의식이다. 국가와 사회라는 억압자가 다층적 차별과 불평등의 교차에 의해 구축되었다면 이에 대한 저항 역시 바로 다층적 피억압자의 투쟁들이 교차하면서 진행되는 것이다. 교차적 억압에 의해 권리를 박탈당한 피억압자는 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또 다른 피억압자의 투쟁과 만나고 뒤섞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말하기를 멈추지 않되, 우리의 차별과 억압만이 특별하고 중요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소수자들과 함께, 정상성과 보편을 의심하고 싸우는 이들과 함께 의존과 연대의 의미를 다시 쓰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살아가고 의미 있게 존재할 것이다. (<불구의 정치>)

 

이 글은 공감 20주년 선언문에 나타난 저항에 대한 인식을 통해 억압만이 아니라 이에 대한 저항 역시 교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저항의 교차성이라는 가설적 개념을 제안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 저항의 교차성이야말로 교차적 억압 속에서 불구화(disablement)된 이들의 힘기르기(empowerment) 정치가 가동되기 위한 조건임을 규명해보고자 한다.

 

목차

 

1.서론

 

2.<불구의 정치>의 억압인식

 

2.1.장애여성의 경험과 위치

 

2.2.불구의 선별자, 국가 그리고 지배 메트릭스

 

3.<불구의 정치>와 저항의 문제

 

3.1.억압의 교차성과 정체성

 

3.2.저항의 교차성

 

4.결론 : <불구의 정치>에서 힘기르기의 정치학

 

참고문헌

 

장애여성공감. 2018.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

박미선. 2014. 여성주의 좌파이론을 향해서 : 흑인 페미니즘 사상과 교차성 이론. 진보평 론(59). 진보평론.

주혜연, 마이라 막스 페리. 2019. 사회학 연구에서 교차성 실천하기 : 불평등 연구를 위한 포용, 상호작용, 제도에 관한 비판적 분석. 한우리 옮김. <<웹진 인무브>>.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킴벌리 크랜쇼. 2018.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 : 반차별 독트린, 페미니즘 이론, 인 종주의 정치에 대한 흑인 페미니즘의 비판. 웹진 인-무브 페미니즘 번역모임 옮김. <<웹진 인무브>>.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페트리샤 힐 콜린스. 2009. 흑인 페미니즘 사상. 박미선, 주혜연 역. 도서출판 여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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