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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6주차 쪽글] 정의상의 불완전성이 갖는 힘 2018-11-14 23: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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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쓴다고 쓰는데 1-4 장까지밖에 못썼네요. 나머지 두장도 부지런히 써서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기존의 페미니즘 이론은 무엇이 여성인지를 정의하기 위한 여성의 범주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특정한 정체성으로 재현되는 정치적이고 언어적인 주체가 있는 것으로 가정해왔다. 그러나 페미니즘이 재현하고자 하는 여성들은 특정한 보편적이고 통일된 정체성으로 나타날 수 없다. 젠더는 다른 역사적 맥락속에서 늘 가변적이고 모순적으로 성립되어 왔고, 인종적, 계급적, 민족적, 성적, 지역적 양상들과 부단히 마주치고 있다. 페미니즘 주체는 자신이 해방시켜야 할 바로 그 정치체계에 의해 담론적으로 구성된 것이고, 여성이라는 범주를 일관되고 안정적인 주체로 확립하는 것은 오히려 젠더 관계를 더욱 규제하고 물화하면서 페미니즘의 목적과 배치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정체성의 구성을 방법론적이고 규범적인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종류의 페미니즘 정치학이 필요하다.

섹스/젠더의 구분은 페미니즘 주체의 통일성에 대한 다양한 균열을 가져왔다. 섹스는 어떤 생물학적 특성이고, 젠더는 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구분되면서, 섹스로 결정된 몸과 문화로 구성된 젠더 간의 극단적 단절을 시사하게 된다. 그러나 이분법적 젠더 체계의 전제는 은연중에 젠더가 섹스를 모방하는 관계라는 생각, 그에 따라 젠더는 섹스를 반영하거나, 혹은 섹스의 규제를 받는다는 생각을 안고 있다.”(95) 불변의 특성을 지닌 섹스 역시 문화적인 구성물에 불과하고, 섹스/젠더의 구분을 통해 섹스를 담론 이전의 것으로 생산하는 것 역시 젠더라는 문화적 구성장치의 결과이다.

만약 젠더가 구성되는 것이라면 그 구성성은 사회적인 결정에 의해 어떤 하나의형태를 의미할 수 있을까? 보부아르의 여성으로 만들어진다라는 주장 이면에는 여성은 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이 있다. 보부아르에게 은 문화적 의미가 각인되는 수동적 매개를 의미하고, ‘여성이라는 하나의 젠더표식을 각인한다. 반면 이리가레는 여성의 성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성이며, 여성적인 이 언어의 부재지점, 문법적으로 규정된 실체의 실현불가능성, 즉 의미화 가능영역에 표시되지 않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든 젠더란 사람의 이차적 특성이며, 정신과 몸을 구분하는 재현을 통해 관심적으로 생산하고 유지하고 합리화했던 암묵적 젠더 위계를 만들고 있다. 

젠더 불균형이 재생산되는 근본적 구조는 문화 역사적 맥락의 배열을 횡단하는 전체화된 개념으로 규명할 수 없다. 다양한 인종, 계급, 나이, 민족, 섹슈얼리티 등의 다양한 구성요소들로 채워질 수 있는 여성의 범주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라는 범주를 영원한 의미논쟁의 장으로 열어둠으로써, 오히려 정의상의 불완전성을 통해 강제적 힘에서 벗어난 어떤 규범적 이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젠더는 그 총체성이 영원히 보류되어서, 주어진 시간대에 완전한 모습을 갖출 수도 없는 어떤 복합물이다.”(114) 이렇게 본질적으로 미완성되고 불완전한 과정에 대한 전제를 통해 다양한 집중과 분산을 허용하는 연합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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